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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6월호 > 작가 > 이달의 작가 > 방효성 - 가히 독보적인 시간을 초월한 예술의 실효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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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이달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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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히 독보적인 시간을 초월한
방효성 예술의 실효적 메시지
글 : 김제영 / 미술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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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후반 뮤직 살롱 세시봉에서 빈곤층을 다룬 고무풍선과 누드
그리고 소공동 언론 회관 앞에서 군사구테타 정권에 굴복, 그들의 나팔수가 된 언론을 규탄하는 전위미술가 정찬승의 이벤트
비닐 우산과 촛불(오광수 각본) 등이 한국 퍼포먼스의 신호탄으로 장안에 울려퍼졌다.
40년이란 세월과 함께 행위예술은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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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의 각광을 받아가며 오늘에 이르렀다.거제문화예술재단, 오스트리아대사관,
스위스문화예술재단 후원으로 아홉 용머리(대표:박병욱)와 오름조형연구소 (소장:김이선)가 공동 주관하는 ‘뭍에 오르다’
(Come Ashore)주제의 국제환경미술심포지움이 청주(6.6-16)와 서해안 새만금 및 선유도에서 전개되고있다. (6.16-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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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대담중인 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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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축제의 오픈 리셉션(청주 예술의 전당 6.11)에 한국행위예술의 선두주자인
방효성이 초대되었다. 지상으로나마 그의 작품을 감상하기로 하겠다.
방효성은 포인세티아 화분을 실은 손수레를 천천히 밀며 소요를 하듯 들어온다. 화분과 손수레가 여간 육중해 보이지 않는다. 화분을
내려놓고 그는 입에 잔뜩 문 깻잎을 둘러 싼 관객에게 나누어 준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먹거리(채소)의 나눔이요 입에 물린 깻잎의
입장에서는 죽음의 나눔이다. 모순의 이중성이다. 그는 시든 잎을 따버리고 나무의 건강상태를 세세히 살핀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망치를
꺼내 조심스럽게 가장자리부터 화분을 깨나간다. 큰 조각은 치우고 흙에 떨어진 파편은 골라낸다. 벌레도 잡아낸다. 그런데 화분바닥에
작은 화분 몇 개가 들어있다. 그것도 흙에서 치운다. 그러고는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정성껏 흙을 긁어 모아 돋우고 깻잎을
고루 덮는다. 화분에 갇힌 관상용 생명체를 본래의 생존환경으로 돌려준 것이다.
눈에 보이는 행위나 의미는 싱거울 정도로 단순하다. 그런데 도구는 깨뜨려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우아하고 무게가 있고 흰빛이 정결했고
고가(高價)의 화분이었다. 그 속 바닥에는 검은색 작은 화분들을 넣었다. |
국제환경미술제 - 청주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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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치밀하게 계산된 작가의 논리적 사고(思考)와 예술적 기지가 번득이는 것이다.
2007. 제12회 국제 환경미술심포지움에서 발표한 그의 망치작업의 웅변은 가히 독보적이다. 작가는 문제를 제시할 뿐 해석은 관객의
몫이다. 화분은 틀이요 벽이요 고정관념이다. 그것을 깨버리기가 쉽지않음을 시사하고자 최고의 백자를 택했고 아깝다는 심리적 부담을
야기케 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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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뿌리 내림을 저지하여 오가리 들게한 검은 소형 화분들은 장애물이다. 통례로
검은 색은 악의 표상이다.
방효성의 망치는 분단의 장벽 앵무새와 같이 같은 말 밖에 할 줄 모르는 고정관념 자승자박의 틀을깨고 통일의 자주성을 저해하는 무리들을
추방하지 않고는 우리 민족은 오가리 들 수 밖에 없는 운명임을 방효성의 화분과 망치 작업으로 메타포한 것이다. |
| 방효성이 개발하고 구축한 그의 고유한 예술 영지가 얼마나
견고하고 윤택한가를 1993년 취재하여 동년 미술세계 10월호에 소개한 ‘비무장지대 예술문화운동 작업전’ (미술인 이반 기획 주관)에서
방효성을 언급한 부분만을 전재함은 15년 세월이 지난 현재에도 그의 멧세지는 보약의 약발과 같은 효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12일
퍼포먼스 중 지면 관계로 한 분 만을 취급하게 되어 죄송스럽다. Mr, DMZ에서 방효성은 닭, 비너스, 방독 마스크를 등장시켰다.
DMZ이라고 쓰여진 넓은 천 위에서 포연과 연막탄의 효력을 내는 횟가루를 뿌리며 한풀이를 했고 횟가루에 덮인 DMZ을 뒷발로 훑어
내어 정체를 드러내게 하고는 방독면을 착용후 비너스 석고상을 그라인더로 갈아 조각을 냈다. 우아한 매너와 부드러운 미소가 백인의
기독교 문화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리스도의 사랑과는 거리가 먼 오만과 침략이 있다. 비너스는 곧 외세이다. 닭의 의미는 제물이다.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제물이 바쳐졌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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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금요일 - 프라이데이 |
링컨센터 초청 퍼포먼스 1996
닭은 또한 아침을 알리는 영물이다. 방효성의 뒤에 묶여 그의 행위를 지켜보고 있는
그 닭이 하나된 조국의 아침을 알려 줄 날도 멀지 않으리라.’ 월간미술세계 1993년10월호 중에서-
만일 방효성이 내노라하는 일부 교수, 일부 언론인, 일부 정치인들 처럼 퍼주기니 핵폭탄이 우리의 머리위를 휙휙 날아 다닌다느니 미국의
욕망과 이익의 입장에서 현 시국을 인식했다면 그의 작품세계가 이토록 감동을 줄 수 있었을까.
작가는 자신이 생존한 시대적 배경에 가장 민감하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는 지적 판단도 거의 정확하다.
핵으로 약소국을 위협하며 세계의 무기시장을 점유하려는 자본주의 무기산업의 행패는 극에 달해있다. 평화와 행복을 추구해야할 인류의
내일이 핵의 위협으로 긴장을 늦출수 없다면.... 그렇다고 속수무책일수는 없다. 그래서 방효성의 1987년 해운대에서 개최된 제1회
바다미술제에 초대되어 발표한 ‘자연은 우리를 무엇이라 하는가’의 작품은 삼엄하고 공포스럽다. 핵과 핵의 대결에서 살아남을 궁리를
해야하니 방독면이 긴박감을 주고 핵진을 막아낼 도구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를 뙤약볕에서 맞는 중남미 사람들은 눈을 한번 맞아보는게 소원이다. 그런 곳의 한 섬에 때 아닌 눈이 하얗게 쏟아졌단다.
애들이 신기해서 환호하며 먹고 부비고 별짓을 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몇일 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단다. 핵실험의 낙진이었던
것이다. 20년전에 방효성은 이러한 지구상의 재앙을 경고했던 것이다.
2003년 소극장 씨어터 제로에서 관심을 끌었던 ‘또다른 벽’은 충격요법으로 고정관념을 깨려는 방효성의 대담한 퍼포먼스라고 여겨진다.
꽃을 들고 무대에 선 여인의 드레스를 아랫단에서부터 둥근 과일 껍질을 벗기듯 가위로 잘라 올라간다. 가슴까지 노출되었을때 잘려진
천으로 붕대를 감 듯 얼굴을 감는다.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가리는 형국이다. 방효성은 말한다. 부끄러움이라는게 도대체 무엇입니까 노출된
젖꼭지가 부끄럽습니까? 음부가 부끄럽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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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 538
벗었다는게 왜 부끄럽습니까? 현상적인 인간의 몸은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눈에 안보이는 부패하고 타락한 심성.거짓과 위선, 일그러진 양심, 추악한 생각, 미움과 탐심, 이것이야 말로 부끄러워
얼굴을 가려야하는 것이 아닐까.
방효성이 그동안 발표한 퍼포먼스는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발씻은 더러운 물을 마시는 ‘마라의샘’. 본질과 이미지의 이중성을
극명히 보여준 ‘캔터키 치킨을 먹어 보셨습니까?’ ‘오른손이 하는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등의 모순된 고정관념을 깬
그의 행위예술 또한 일품이다. 그의 행위에는 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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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를 이용하여 사회적, 관습적, 생리적, 종교적, 환경적 이야기들을
아이러니 라는 어법을 통하여 고도의 정제되어진 밀도있는 메시지를 던지고있다. 샘이 깊은 땅 속에서 솟듯 그의 영감의 샘은
무시로 솟는다. 그는 신앙심이 깊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민중의 사랑이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미니멀리즘의
바레이션적 선율이 무공해 시대의 가을빛 같은 방효성의 드로잉은 정적 아름다움의 극치이다. 선방에 좌정한 듯한 그 신비의
경지는 방효성 예술적 감성의 진수이다. 방대한 그의 드로잉 작업을 보면 전방위적 그의 예술혼을 느낄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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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쓰래기 2002
바다미술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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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곳간보다 더 풍요로운 작품을 한 점이라도 더 소개하지 못함이 유감이다.
그의 곳간의 틈새를 엿보았을 뿐이다.
이 땅에 퍼포먼스의 씨를 뿌린 정찬승은 군부독재 시절 예술활동의 자유가 억압되어 있을때 그의 퍼포먼스는 군사 구테타 세력을 바싹
긴장시키는 눈의 가시일 수 밖에 없었다. 급기야 그는 구속되었고 고문으로 그의 삶이 뭉개졌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졸지에 대마초 관련 정보를 내놓으라고 조져댔습니다.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어디있습니까? 객관적
사실을 추구하여 진실을 보도해야 할 언론은 의무를 저버리고 신문들은 수사기관의 지시대로 ‘대마초 사건 관련자 정찬승 구속되었다.’
라고 보도했습니다.” |
회화나 설치 조소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정찬승의
분노의 불길이 신문회관 앞에서 폭발한 것이었다.
부당한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여 한국 예술인의 퍼포먼스의 불씨가 된 언론에 대한 민중의 증오는 60년대나 2007년 오늘이나 다를바
없다.
정찬승은 이승을 떠났다. 치열한 삶을 살다가 간 정찬승의 예술 혼이 방효성에게 이어지리라고 확신한다.
2007.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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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
프라이데이 - 성 금요일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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