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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2월호 > 전시 > 전시포커스 > 서재관-전통과 현대감각의 예술약식 선호하는 팔순의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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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포 커 스

   


海隱 徐載寬展
2005. 4. 27 - 5. 3

하나로갤러리(인사동)
 

傳統主義 守城하면서도
現代感覺의 藝術樣式 選好하는 八旬의 元老

김남수 / 미술평론가




序 言
지난 83년 백상기념관에서 첫 개인 발표전을 가진 이후 꼭 22년 만에 하나로갤러리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 팔순의 노화가 서재관, 그는 해방 이듬해인 46년 군에 입대하여 76년 군장성(육군준장)으로 전역한 예비역 장성이다. 현대미술교육을 이수하기 위한 미술대학을 진학하지는 못했지만 그가 사숙에서 사승한 지도교수들은 한결같이 우리 화단의 원로 정상들이었다. 한국화는 옥산 김옥진화백(첫 개인전 지도받아-83년-), 서양화는 동경에 유학한 서석주화백(대구-53년-), 역시 김영주화백(현대미술) 등 이름 그대로 화단의 훌륭한 스승을 모시고 그 문하에서 동서양의 영역을 폭 넓게 넘나들며 다양한 자기실험의 작업을 했다. 그 보다 앞서 43년 일제 강점기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지금의 길림성 연길에서 일본인 화가 히다까(日谷)선생에게 잠시 일본화를 사사했었다. 미술에의 취향과 애정 때문에 그는 육군대학 교수시절에도 그림을 연찬했으며 전역 후에도 연진회 등 회원전에 줄곧 출품을 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따지고 보면 오늘의 미술교육원에 못지않는 치열한 작품활동을 한 셈이다. 그는 꿈과 낭만이 깃든 소학교 시절에도 그림에 재능이 뛰어나 많은 일화를 가지고 있다. 인물화에 발군의 재능이 있어 미술시간에 ‘나폴레옹 위인전’의 초상화를 그렸는데 선생이 깜짝 놀랄 정도의 디테일한 선묘 등에 탄복하여 그 그림을 액자에 넣어 팔았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그만큼 미술에의 재능은 천부적인 것이었다. 그가 동서양화를 다 같이 섭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양화 장르에 정착을 한 것은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주거공간의 협소 등 대작 위주의 이젤과 화구 등의 불편함을 느꼈고, 그 두 번째 이유는 세계의 예술양식의 흐름이나 사조가


<강변편주>69 x 69cm


<귀가> 69 x 69cm

 


<벚꽃놀이> 69 x 69cm

국적 있는 민족 고유의 예술양식의 선호 혹은 자기언어를 갖지 못한 독창성이 결여된 보편주의를 세계주의가 배척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성을 탐구하는 결심을 굳히게 된 것이라고 술회하고 있다. 지금도 한국화를 전공한 것이 행운이요,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고 피력하고 있다.

徐載寬의 作品世界
그가 주로 다루고 있는 수평구도나 특성 있는 원산(遠山)은 미래지향적인 꿈과 가치관을 설정한, 작가자신의 모티브(motive)에서 비롯된 것이며, 안정된 구도와 이상적인 공간분할 등은 작가가 지향하는 마음의 여로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수묵담채(水墨淡彩) 계열에 기조(基調)를 둔 서재관의 예술세계는 정신적인 심상(心象)세계와 현실에 실존하는 풍경의 요체미(要諦美)를 접목시켜 절제된 필선과 적묵(積墨)에서 스며오는 순후하고 담아(淡雅)한 한국인의 심성과도 연계되어있다.
그의 그림에는 남다른 기(氣)가 있다. 기운생동한 생명력이 꿈틀거리고 있다. 이는 시각적인 느낌 이상의 내면(內面)의 흐름이 자가만의 세계로 정립(定立)되어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는 산촌의 풍경, 심산유곡의 계곡과 하얀 베일처럼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수, 암벽과 단애 등 작가의 심상 속에 표현코자 하는 충동이 일면 현장에서 피사체를 화폭에 담는 그런 작업습관에 익숙해 있다. 그것은 인간의 정(情)이고 휴머니즘(humanism)이기도 하다. 그 정을 그림 작업을 통해 공감하고 또 그는 그 속에서 함께 살아온 것이다. 만물
의 원류(原流)인 자연에 다가선 본능적인 그의 행위는 자연의 심오한 경관에 심취되고 자연을 관찰하고 정관(靜觀)하는 습관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며 이러한 작업태도는 어림잡아 30년 이상이나 계속되어온 것이다. 서재관의 자연 이미지(image) 작업은 현장답사에서 얻어낸 자연의 재현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여행과 산행을 좋아한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손금 들여다보듯 누비면서 가시적인 외연과 숱한 피사체를 만나고 소재를 찾아냈으며, 소재가 갖는 특성이나 표현의 질감 등에 매료되어 재료의 실험과 붓질의 변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작가가 자연과 묵시적인 교감을 하고, 말 없는 대화를 하는 등 정열을 쏟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면서도 그러한 것은 늘상 작가의 성품과 체질 속에 숨 쉬어 온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서재관은 분명 한국화가요, 민족의 화가라는 소신과 정신주의, 삶의 철학 등을, 자부심으로 느껴온 것이다.
작고 큰 우리나라 계곡, 시원스럽게 펼쳐진 폭포수 등 산수작품들은 청류(淸流)를 주제로한 실경과 향토를 소재로 한 고향풍경들이었다. 이는 작가의 동양적 사유의 철학과 유교적, 도교적 우리들의 생활철학이 밀접하게 연관지어 있는 농경사회에서부터 출발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향토회귀의 깊은 애정, 근본적인 도리는 물과 같다고 설파한 노자(老子)의 사상이 그의 작품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흙을 일구고 살아가는 조상들의 평화로움, 언젠가는 우리 모두도 대자연의 품안으로 회귀하는 마음의 본향이 바로 우리들이 즐겨 그리고 있는 산수경인 것이다.
남종화법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현대적 조형감각을 지닌 투명한 수묵담채로 우리의 자연을 표현해 내면서 끊임없이 탐구하며
 
<약속>69 x 69cm


<>69 x 69cm


<대자연> 81.5 x 59.5cm

  정진하는 화가가 바로 서재관이다.
다음은 이번 두 번째 개인 발표전에 출품한 대표작품 몇 점을 들어 집중적으로 설명을 가해보기로 한다.
작품 <竹林七賢>은 인물화에 능한 작가의 기량을 읽기에 충분하다. 한 쪽은 술을 따르고, 한 쪽은 바둑을 놓고, 한 쪽은 퉁소를 불고 있는 인물들이 각기 다른 모습과 표정을 짓고 있다. 당시의 사회상을 탓하는 냉소적인 풍자가 화면 속에 농축되어 있는 것 같다.
작품 <約束>은 타원형의 둥근 선 안에 누드 형상의 남녀가 포옹을 하면서 진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불신이 만연된 세상풍정을 고발하는 해악과 풍자가 화면 속에 농축되어 있다. 발가벗은 알몸을 둘러싸고 있는 금단의 심리적인 이 선은 각박하고 치졸한 세상을 비웃고 있다.
작품 <山寺>는 현대감각으로 형상화한 이미지를 형상의 미학으로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백두산이나 백록담을 연상케 하는 천지를 둘러 싸고 있는 산의 준령이 물결처럼 굽이치고 있고, 그 위에 원경의 능선이 뻗어있고, 하늘에는 붉은 태양이 떠 있다. 이 작품의 주제인 ‘산사’는 대자연의 품안인 근경에 점중물상(點中物象)으로 자리잡고 있다. 표현기교가 뛰어난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작품 <雪嶽山>은 산수화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근경에는 잡목숲 등 초가을의 단풍이 물들어가고 있고, 중경에는 아직도 푸른 송림과 기암괴석의 준령이 육중하게 버티고 있다. 원경에 산의 능선이 굽이치고 하늘엔 뭉게구름이 여울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밀도감 있는 공간분할 등 대표적인 산수경을 보는 느낌이다.
작품 <大自然>은 계림 등 중국산의 한 단면을 보는 느낌을 갖게 한다. 먹의 농담과 담채기법 등 원숙한 표현기법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발묵기법이나 농담처리가 원숙한 기교로 돋보인다. 자유자재로운 표현의 기법이나 원숙한 공간운영, 비백처리 등이 능란한 것 같다.
작품 <黃金群雀>은 참새들의 대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황금물결의 누런 벼밭을 참새 떼들이 습격을 하고 있다. 하늘만 쳐다보고 살아가고 있는 농부들의 근심을 덜기 위해 허수아비가 새떼를 쫓고 있다. 작품 <벗꽃놀이> 화사한 봄날 벗꽃으로 활짝 만개한 아취형의 나무밑을 상춘객들이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거닐고 있다. 개나리 등 각종 이름모를 꽃들이 갓길과 노방을 화사한 봄 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색채의 화사한 코리아 판타지를 보는 느낌이다.
작품 <秋景一隅> 가을빛이 완연하다. 산자만홍의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고 있다. 능선의 단풍과 잡목들은 이미 곱게 물들어 있고 송림은 아직도 푸르름을 뽐내고 있다. 근경의 추색과 원경의 세류폭포가 앙상불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갈필과 파필기법이 돋보인다.
작품 <江邊片舟> 강물이 유려하게 흐르는 양 강안은 절벽과 잡목숲, 그리고 갈대 등을 원숙한 발묵법으로 능수능란하게 처리하고 있다. 작가의 다양한 기법상의 특징과 숨은 기량이 돋보인다.
작품 <智異山 所見>은 단풍으로 붉게 물든 지리산의 습곡산맥을 잘 표현하고 있다. 골짜기 사이로 자욱안 안개가 서리고 운해가 산의 중턱까지 가라앉은 지리산의 소견은 참으로 한국의 명산으로 얼굴까지 붉어지는 지리산의 지형지세가 감동적이다.



<죽림칠현> 51.5 x 70cm


<설악산>69 x 69cm



<추경일우> 69 x 69cm

 
<베트남 이강>69 x 69cm



작품 <歸家>는 송아지를 끌고 가는 초동의 모습에서 불현듯 향수가 솟구친다. 강 양안에는 풍요로운 초가을 녁의 풍요롭고 결실의 여운이 탐스럽다.
작품 <베트남 이강>은 둥근 타원형의 산세가 우람하고 우리와는 이질적인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산의 숲 속에 남녀의 누드를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 마치 표현주의 양식으로 돋보이고 있다.
작품 <雪嶽全景>은 주름진 산의 준령들이 부감기법으로 표현되고 있어 표현상의 특징이나 비법을 보는 느낌이다.

結 論
이상 한국화가 서재관의 작품세계를 개괄적이나마 살펴보았다. 근 반세기 버금가는 그의 작품활동은 어린 소년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작업경륜은 그 보다 훨씬 상회한다. 동서양화를 함께 이수하고 탐구하였으면서도 최종적인 선택이 한국화로 귀결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고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한국성 예술이 세계의 예술양식과 접목하고 공감이 이루어질 때 생명력을 갖는 것이다. 양화가 세계의 양식과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독창성이나 창작성의 결여에 있다. 거개가 그들의 아류나 모방으로 일관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은 있는 것이다. 이제 21세기는 우리가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외화를 벌어오는 것이 화가들의 몫인 것이다. 작가 서재관에게서 그날의 해운을 기대하며 이번 두 번째 갖는 작품전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 45 x 70cm
* 1940 일본 히디가(日高)화백, 김영주화백 사사 * 1952 서석규화백 사사 * 1943 만주 간도미술대전 최우수상 * 1961, 1966 단국대학교 법정학부 및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 1980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의원 * 1986 한국 명사 서화전 초대 * 1990 미술세계대상전 입선 * 1992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00주년기념전 초대
* 1995 한국현대미술 러시아 초대전(모스크바) * 1995 오늘의 한국미술의 단면전 초대(뉴욕) 해외동포작가 특별 초대전 * 1996 한국현대미술 상파울로 초대전
* 2001 한국현대미술 독일 괴테연구소, 한국현대미술 파리 초대전 * 2002 한국현대미술 유럽스케치전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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