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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윤 규
60回甲, 30년畵業記念‘自畵自樂展’ 이어
畵帖發刊예정 |
올해로 회갑인 저는 그 동안 도움을 주셨던 많은 분들을 모시는
자리를 한번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이왕이면 지난 30년 혼자 틈틈이 그려온 그림과 함께....
그리하여 2008년 4월 4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내 갤러리 ‘쁘라도’에서 “自畵自樂展” 이라는 이름으로 개인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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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군의관으로 입대하여 춘천에 근무할 때 최용건 화백님으로부터 뎃생을 배운지
30년이 흘렀고 그 후 지금까지 저 혼자 틈틈이 야외사생과 명화집으로 공부한 것이 전부입니다. 自畵自樂이 뜻하는 바와 같이 그동안
저 혼자 그리고 즐겼으나 공개하기에는 너무나 미숙한 그림들이었습니다. |
항구 46 x 33cm 2008
하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전시회를 열게 된 것은 10년
뒤 고희 때는 좀 더 승화된 自畵同樂展을 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의사의 길은 저에게 보람과 긍지 때로는 고통과 어려움을 주는 그야말로 제 삶의 의미였다면 그림은 저에게 자유와 즐거움을
주는 삶의 청량제였습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잘 된 그림은 차치하더라도 내 마음에 드는 그림만이라도 그렸으면 하였습니다만 30년을 지나 보니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어려운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제 마음에 쏙 들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왔었기에 전시회를
통하여 주위 여러분들에게 이러한 저의 즐거움이 조금이나마 전해 졌으면 하였습니다.
지난 전시회때 그림과 더불어 30여년 동안 즐거웠던 고민과 흔적을 작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서 그림마다의 사연과 생각을 담은
글과 함께 화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번 화첩발간을 적극적으로 권유해 주신 광주에 계신 백열 김영태화백님, 미술평론가 김남수선생님, 저에게 그림의 문으로 이끈 강원도
인제 하늘밭 화실의 최용건화백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8년 12월 박 윤 규 / 교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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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화병 55 x 46cm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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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설경 33 x 24cm 2006
多樣한 樣式, 深層 있는 技法과 精神主義 돋보여
김남수 /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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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화성들은 각기 자기 나름의 언어와 정신주의를 가지고
있다. 피카소나 조선시대의 겸재 정선은 그들 한 사람으로서 족한 것이지 또 다른 겸재나 피카소가 있어서도 안되겠거니와 그 닮은꼴은
예술로서는 실격이 되는 것이다. 창작행위란 그토록 개성과 정신주의, 다시 말해 아이덴티를 요구하는 것이다. 비슷하거나 닮은 것,
매너리즘은 금기사항인 것이다.
옛 말에 한 가지 분야에서 천재는 다른 분야에 바보라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얘기다.
역설적으로 이야기 하면 또 다른 분야의 천재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의사가 소설을 쓰고
변호사나 음악인이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지금 이 순간에도 경험하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학문과 이론은 창작행위와 정비례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금 이 순간에도 체험하고 있다. 미술대학을 나와야 좋은 창작품을 남긴다는 편견은 속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 속에서 배워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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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근한 예를 들어 세계적인 화성(畵聖) 가운데는 미술대학을 나온 사람이 거의 없다.
그만큼 창작행위는 행위자의 정신주의나 혹은 사유의 철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첫 작품집을 출간하는 朴允圭(의학박사)선생의 ‘美術手帖’의 주인공은 현직이 의과대학 교수요, 1978년 군의관 시절부터 30년
동안 그림을 그려 왔다. 올해로 이순을 맞은 작가는 지난 2008년 4월 대구의 쁘라도 갤러리에서 첫 작품전을 가져 대구의 화단은
물론이요, 한국 미술계에 신성한 충격을 주었다. 일요화가회 전국 사생대회에서 두 번의 그랑프리(대상)를 받았을 뿐 단 한 번의 공모전도
가져보지 못한 작가가 ‘미술수첩’을 출간하게 된 것은 한국화단에 매우 고무적인 이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장 스케치와 묘사능력
등 적응력이 뛰어난 화가로 공인을 받고 있는 작가는 이번 책자 발간이 ‘自畵自樂’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생애에 의술과 함께 큰 에포크를
긋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확신을 한다. |
거조암 영산전에서 55 x 41xm 19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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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 옥산서원 61 x 46cm 1997 |
작가 박윤규는 순수하면서도 진솔한 자의식이 강한 미술인이다.
그는 개인전으로서 작품 발표의 결심을 굳히기까지에는 많은 고민과 갈등을 했다. 필자에게도 수차례 상담을 했다. 작품수준이 미치지
못하면 발표전을 접겠다는 순수하고 진솔한 작가의식의 숨김없는 고백이었다. 필자는 작가의 간곡한 부탁으로 작가의 아뜨리에(대구)를
방문했다. 그의 작업실에는 수백 점의 완성, 또는 미완성의 작품들이 화고(畵庫)처럼 쌓여있었고, 전시용 작품들이 40~50점 정돈되어
있었다. 필자는 작가에게 짧은 몇 마디로 충고했다. ‘개인 발표전을 갖는 것은 예술가로서 공인이 되는 과정이기도 하며 애호가나 소장가에게
그 만큼 책임도 따르는 것입니다. 작가의 작품은 작품성과 예술성에서 이미 훨씬 수준 높은 경지에 가 있습니다’ 라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작가는 의술 외에도 또 하나의 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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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남망산공원에서 53 x 46cm 2004 |
뉴욕 메트로포리탄미술관 36 x 24cm 1986
울릉도 46 x 38cm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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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允圭의 作品世界
작가 박윤규는 춘천 군의관(78년)시절 같은 동 연배인 최용건화백(서울미대출신)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미술 수업에 입문했다. 물론
초.중등학교 시절의 미술반 활동을 감안하면 미술에의 재능이 따로 있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나 작가는 의료인으로 본분을 다 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쪼개어 창작활동을 했기 때문에 독학이나 다를 바 없는 작품 활동을 해 온 것이다. 그가 외국 체류기간에도 자주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찾았었고 세계의 명화감상은 그의 일과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뉴욕 유학시절 미술관 등을 찾으면서 세계의 명화감상에
탐닉했고,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질 때 마다 미술관 등에서 많은 자료를 수집하는 버릇이 습관처럼 베어버린 것이다. 최근까지 그가
자료를 탐독하고 명화 등을 즐겨 감상한 화성(畵聖)으로서는 벨라스케스, 고야, 피사로, 시슬리, 세잔, 모네, 고갱, 고흐를 비롯하여
마티스, 드랭, 마르케, 놀데, 로트루프, 모딜리아니 그리고 보나르의 색채 미학에 한 때 심취하기도 했다. |
가야산에서 33 x 24cm 2005
그러나 작가 박윤규의 작품세계는 그가 선호했던 여느 작가의
양식이나 모사 등 매너리즘을 경계하면서 독창적인 자기언어를 만들어 가는데 심혈을 쏟아왔다.
그의 예술세계가 개성주의와 오리지날리티로 자기만의 어법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창작성을 고양하려고 하는 작가의식 때문이었다.
작가는 화가에의 꿈이 필생의 염원이요, 목표이기도 한 것이다. 때론 선과 색의 조화로, 때론 선을 파괴한 면처리 기법 등 응축과
확산에 포커스를 맞추는 작가의 시점분석(視點分析)은 예리한 작가만의 통찰안 때문이 아닌가 싶다. 캔버스의 화면처리나 공간분할,
피사체의 경영위치 등 거의 원숙한 경지로 작품을 완성하고 있는 것은 작가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시사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번 책자에 소개되는 표제의 작품 몇 점만을 골라 설명을 가해 보기로 한다. 작품 ‘모과와 석류’ ‘통합병원 화실에서’ 등 이
두 작품은 각각 1979년과 1980년 작이다. 30년전 미술수업 초기의 작품이지만 데생과 컴포지션 등이 정확하고 뛰어난 묘사력을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작품 ‘성주대교 유원지에서’는 1992년작으로 그가 작업해온 중기에 속한 시기의 작품이다.
빛과 색채가 어우러진 한 여름의 유원지 풍경을 자유분방한 기법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 ‘포도와 자두’는 유려한
선묘 보다는 거칠고 조야한 형태의 구성 등이 특질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강렬한 색조에 강점을 두는 등 마치 표현주의 양식의 전형(典型)을
보여주는 개성이 돋보이고 있다. 다음은 ‘가을의 계림’ ‘오동도에서’ ‘안강옥산서원’ 등 세 작품은 10년 전을 전후한 작품들이다.
작품 ‘가을의 계림’은 경주 여행에서 얻은 소재로 리얼한 극사실주의 묘사 보다는 완연한 가을의 정취를 면처리 등 이미지 기법으로
완성하고 있는 수준작이다. 작품 ‘오동도에서’ 와 ‘안강옥산서원’ 은 빛과 색채 등 인상파 계열의 강열한 이미지가 표출되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며 작가의 기량과 잠재력을 읽기에 충분하다. 99년작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 옛 동유럽의 위성국이었지만 빨강 지붕
등 아름다운 도시로 정평이 난 관광의 명소, 작가의 심미안이 이를 놓칠 수 없어 작품으로 완성한 것이다.
성추초전 설경 48 x 27cm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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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에서 33 x 22cm 2007
포괄적인 시점(視點)에 포커스를 맞추어 빽빽 하리만치 밀도감 있는 묘사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음은 2003년작 작품 ‘꽃-1’ 외의 꽃의 연작이다. 장미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화병에 꽂혀 있고, 붉은 색 띠 문양의
보료 위에 놓인 꽃병을 작품으로 완성하고 있다. 표현주의 감각의 이미지화, 강력한 필선 등 살아 꿈틀거리는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음은 최근작으로 2004년의 ‘남원 퇴수정’ ‘통영항구에서’ 2005년작 ‘구지도동서원에서’ ‘수련’ 2006년의 ‘이스탄불’
2007년의 ‘옥산서원’ 등은 분위기와 톤에서 비슷한 작업의 양식이 아닌가 싶다.
지난 여름까지 완성한 최근작이다. 한 여름의 ‘옥산서원’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동양화의 발묵(潑墨)기법을 연상케 하는 덩어리진
나무 잎의 초록 빛깔, 서원의 와당건조물, 푸른 잔디와 연못 등 시계(視界)에 들어오는 피사체를 놓칠세라 그 이미지를 디테일하게
표현하고 있는 수작이다.
結 論
의사의 예민한 관찰안, 자연을 정관(靜觀)하는 화가의 통찰안은 이 양자가 인간을 위한다는 점에서는 문화과학이라는 학문에 속한다.
마치 종교와 예술이 인간을 위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함수관계의 범주에 속하듯이 의술과 예술도 인간의 평화와 자유를 향유한다는 점에서는
불가분리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작가 박윤규의 예술이 개화를 하고 있는 것은 의료인의 눈으로 예술을 관찰하는 탁월한 영향력 때문은
아닌가. 이번 그의 작품집이 처음 출간하는 미술책자이지만 한국의 화단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긋는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작가 박윤규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모교에서 교수직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올해 탄생 60년 및 화력 30년을
맞는 기념으로 첫 작품 발표전을 가졌으며 ‘미술수첩’ 책자도 출간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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