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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2월호 > 작가 > 이달의 작가 > 성정순 - 음악적인 이미지가 주도하는 아름다운 심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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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Sung, Jung Soon
성정순
2008. 11. 5 - 11. 11
평화화랑 (명동카톨릭회관 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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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인 이미지가 주도하는
아름다운 심상풍경
신항섭 / 미술평론가
아름다운 음악이 화가의 영감을 자극하고, 화가는 그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름답다는 개념은 시각적인
것만이 아니라, 청각에 의해서도 분별되는 미적 가치의 하나인 까닭이다. 하지만 청각으로 느끼는 음악의 그림으로 시각화하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물론 음악 자체가 추상적이기에 추상적인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방법의 하나이다. 또한 음악과
관련된 이미지, 즉 악기나 오선지 그리고 음표 따위가 차용되기도 한다.
성정순은 음악에서 느끼는 미적 감흥을 그림으로 표현하는데 오랜 시간을 투척했다. 음악을 듣는 일이 일상사인 그의 입장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시각화하고 싶다는 욕망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물론 아름다운 음악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변화하는 작업은 새로운 조형세계를
가능케 하리라는 신념이 있었으리라. 따라서 우선 손쉬운 방법으로 현악기의 이미지를 도입했다. 바이올린을 비롯해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 일련의 현악기는 그 자체로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뛰어나다.
For Rianna 15.8 x 2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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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Rianna 72 x 162cm
소리를 내는 악기라는 단순개념을 떠나 하나의 완벽한 조형작품이다. 이렇듯이 현악기의
형태미를 기반으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현악기 및 금관악기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가 해바라기와 조합하는 형식이었는데, 두터운 나무판에 부조형식으로 형태를 파낸
뒤 두터운 물감처리로 질감을 살린 독특한 작업이었다. 나무판 두께가 무려 5센티미터가 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평면작업이 아니라,
본격적인 입체작업이나 다름없었다. 100호 크기의 작품에서 느끼는 물질감과 입체감은 시각적인 압박감을 줄 정도이다. 평면의 한계를
극복한 입체감 및 질량감은 신체적인 힘이 조형언어로 변화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는 이처럼 입체 및 질량을 통해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된다.
그러다가 1998년부터 콜라주 기법의 추상적인 이미지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다. 물론 새로운 작업에서도 음악적인 이미지,
즉 현악기가 중심적인 제재로 부각된다. 현악기의 모양이 캔버스에서 돌출된 상태로 드러나고 원색의 띠를 자른 자잘한 캔버스 조각들이
화면을 채우는 콜라주 형식의 작품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캔버스에 물감으로 다양한 형태의 점과 선을 그린 다음, 자잘하게 잘라 접착제로 캔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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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에 붙이는 방법으로 진행되는 콜라주는 음악적인
리듬이나 멜로디를 상징한다. 이때 현악기의 이미지와는 다른 태극문양이라든가, 십자가 따위의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때부터 그의 작품세계는 음악과 악기를 제재로 하면서 다양한 조형적인 변주를 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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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하게 된다. 그러나 작품에서 현악기의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증대된다. 실제의 현악기를 오브제 형식으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현악기 모양을 만들어 캔버스에 부착시킨 뒤 그 위에
색깔의 띠를 덮음으로써 실제의 형태는 보이지 않고 다만 캔버스 위로 돌출할 뿐이다. |
For Rianna 72.7 x 91cm |
여기에서 현악기의 활과 줄, 그리고 받침대 및 줄감개 따위는 실제의 물건을 가져다가
부착하기도 한다. 이는 오브제의 활용이라는 현대 미학의 한 방법인데, 현악기의 몸체를 실제에 가깝게 직접 만들어 부착한다. 이러한
유형의 작품은 악기의 모양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단지 그 전체적인 형상만을 필요로 할 뿐이다. 더불어 현악기를 만들어 그 위에
색띠를 붙이는가 하면, 현악기 이미지를 그려 넣는 입체 작업도 병행한다. 일종의 오브제 형식이지만, 실제의 악기가 아니라 악기의
형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에서 오브제와는 차별된다. 그러나 악기의 직접적인 제시와 같은 시각적인 체험을 유도한다. 음악을
연주하는 악기의 형태를 직접 제시함으로써 음악적인 연상이란 측면에서 한층 효과적일 수 있다.
그는 악기의 형태를 차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의 음악, 그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법을 강구한다. 캔버스 천으로 만든 자잘한 원색의
띠는 곧 선율과 박자와 화음으로 이루어지는 음악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변화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다양한 색채로 선을 그어 만든, 길이가 3-5센티미터 크기의 자잘한 캔버스 조각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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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Rianna 40 x 70cm
캔버스와 악기 위에 어떤 흐름을 따라 부착함으로써 선율과 리듬을 표현하게
된다.
이때 일상적으로 듣는 음악의 멜로디 및 리듬에 따르는 손길은 자연스럽게 표정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다. 그 표정이란 음악적인
감동 또는 흥취에 의해 형성되는 리듬감이자 선율의 현현이다.
이렇듯이 음악의 흐름은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많은 자잘한 색띠들의 군집이 만들어내는 표정에서 음악적인
흥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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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묻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채로운 원색의 색띠들이 집결 및 집적되는 모양은 장관이다. 거기에는 군집의 아름다움, 즉 계획되고 의도된 대단위의 군집은
규모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수한 색띠의 군집에서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쏟아내는 장엄한 소리의 향연을 연상케 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그런가하면 색띠들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어떤 유기적인 생물체를 연상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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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Rianna 41 x 80cm
한마디로 음악의 생동감이 지어내는 풍부한 시각적인 이미지인 것이다. 이처럼 색띠를
이용하는 일련의 작업과 함께 평면적인 이미지로 표현되는 채색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물론 악기를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없다.
색띠 대신에 자연풍경이 들어서고 악기의 이미지는 입체에서 선으로 바뀐다. 또한 악보의 오선지가 긴 호흡으로 묘사된다.
여기에서 현악기는 풍경의 기반이 된다. 다시 말해 나무와 풀과 꽃이 어우러지는 대자연의 모체가 된다. 그리하여 여체를 연상케 하는
가로 누운 모양의 현악기라는 대지 위에 나무와 풀과 꽃이 존재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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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Rianna 40 x 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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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나무나 풀이나 꽃은 현악기에서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을 상징한다.
생명의 환희가 식물의 이미지로 표현되는 것이다. 악기와 아름다운 자연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기묘한 풍경은 상상을 자극한다.
현실의 재현과는 다른 풍요로운 감수성을 자극하는 풍경이 되는 것이다.
최근 작품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백색 바탕 위에 반으로 자른 검정색 현악기의 이미지를 부착하는 식의 새로운 조형적인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색채를 극도로 절제한 명료한 흑백의 대비를 통해 한층 심화된 의식 세계를 투영하고 있다. 이는
동양의 음양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형식미에 대한 도전이다. 음양은 태극으로 상징되는 하늘과 땅, 밤과 낮, 남과
여, 정과 동, 들어감과 나옴 따위의 서로 상반되는 존재물 및 존재성의 조화를 이상으로 하는 동양사상의 근본이다.
그는 이와 같은 동양사상을 기반으로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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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인 이미지에 호소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흑백으로 점철하는 단순한 색채조합이지만 거기에는 감정을 억제하고 의식을 심연으로 유도하는 정신성이 빛난다. 뿐만 아니라
현악기의 이미지로부터 비롯되는 자잘한 검정색 띠의 물결이 마치 춤을 추듯 리듬을 형성하면서 동적인 기운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는 역시 정과 동이라는 음양의 원리에 기반을 둔 것이다.
그는 음악의 시각과 또는 음악의 현현이라는 결코 용이하지 않은 과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아름다운 형태의 악기의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시각적 이해를 통한 음악의 시각화는 어렵지 않게 달성된다. 세상풍경이나 인간의 정신 및
감정까지도 음악적인 아름다움과 평온함으로 물들이고 싶다는 그의 욕망은 생동하는 아름다운 시각적인 이미지로 구체화되는 것이다. |
For Rianna 80.3 x 116.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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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석사
• 개인전 15회
• 해외, 단체 및 회원전 100여회 출품
수 상
• 98~01 18회~21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분 연속 4회 입선
(국립현대미술관)
• 94 한국수채화 공모전 입선
• 98 미술세계대상전 입선, 이외
공모전 다수입선
현재
• 한국미술협회, 일원회운영이사,
전업미술가협회
• 서울미술협회 이사, KAFnet회원
• 한국미술협회동작지부 부지부장
• CAU예원회, 리안나갤러리 대표
• 북부 여성발전센터 수채화 강사역임
• 서울 미술대상전 심사
• 경향미술대전 운영위원,
현대여성미술대전 운영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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