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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12월호 > 작가 > 전시포커스 > 민병도 - 표현주의 양식으로 승화된 無爲江山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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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민병도
2008. 11. 6 - 12. 1
대백프라자갤러리(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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表現主義 樣式으로 昇華된 無爲江山展
김남수 / 미술평론가
동양사상과 사유의 철학 속에 무위청정사상과 무위자연사상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이 말의 의미는 불가의 선(禪)사상과도 뜻을 같이
한다. 본시 무위(無爲)라는 의미는 탐욕과 분노 등에서 초연하는 등 중용(中庸)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국화가 민병도는 우리
문단의 중견시인이면서 미술이론가요,우리 화단의 역량 있는 중진급 엘리트다. 이번으로 ‘山’을 주제로 하여 열여덟 번째의 작품전을
갖고 있다. ‘無爲江山展’은 테마가 설명하고 있듯이 골법용필(骨法用筆)한 산의 진수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산과 강은 우리민족의
삶의 터전이요, 마음의 본향이었다. 농경사회 때부터 우리네 조상들은 ‘山神祭’와 ‘祈雨祭’ 등을 지내는 등 ‘江山’은 한국미술의
근간을 이룰 만큼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숱한 화가들이 ‘산수화가’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강산을 표현해 왔다. 작가 민병도는 수업초기부터
산수화를 테마로 설정하고 ‘이념산수’ ‘실경산수’ ‘진경산수’ 등 한국의 ‘산’ 과 ‘강’을 집중적으로 탐색을 하면서 근 30년
동안 다양하고 심층 있는 묘사를 해왔다.
無爲江山 10 73 x 54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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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爲江山 5 73 x 50cm 2008
묘사라기보다는 표현이라는 말이 정곡을 찌를 만큼 작가의 무위강산전은 사의성(寫意性)과 형상성(形象性)이 강열한 이미지작업을
집중적으로 천착하고 있다. 본래 동양화는 사유성(思惟性)이 강한 정신주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피사체로서의 단순한 재현은
사실주의의 묘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자연을 수단으로 하여 흉중일기(胸中逸氣)를 표출해 내는 것이 표현의 진수요, 목적인
것이다. 민병도의 ‘無爲江山’ 테마전은 깊고 두터운 파격적인 굵은 선묘, 소재로서의 자연의 장황한 실상이나 불필요한 설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축쇄(縮刷)와 감필(減筆)의 방법론을 구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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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爲江山 2 73 x 50cm 2008
먹의 집적과 덩어리진 봉우리의 중첩, 계절의 상징인 연두와 쪽빛, 보라와 적갈색의 색점(色點)들을 설채(設彩)함으로서 한국의
사계를 명징하게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가 구상양식의 사실주의를 추구했던 근작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극적인 변화를 하고 있다. 작가가 염원하고 희구하는
독자적인 자기언어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요, 갈구가 아닌가. 만가지의 색이 먹색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작가의 색채감각은 색채에 대한
남다른 혜안과 예리한 감식안을 가지고 있다. |
無爲江山 20 91 x 61cm 2008
無爲江山 18 73 x 60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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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그의 예술양식은 동양의 표현주의로 선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말은 많을수록
쓸모가 없다. 꼭 필요한 말만을 골라 쓴다는 것은 예술작업에서는 더욱 절박한 것이다. 불필요한 덧살을 말끔히 떨쳐버린 민병도의 예술은
훨씬 격상된 자유의 미학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30년 동안의 외로운 작업 가운데 이번 전시회는 중간결산의 의미가 주어진다. 새롭게
거듭나는 민병도의 예술세계가 격상된 제2기를 맞는 지평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
작가 민병도는 1953년 경북 청도에서 출생했다. 영남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개인전 18회, 대한민국미술대전을 비롯하여
각급 공모전 심사위원과 운영위원 등 20여회를 지냈다. 또한 국내외 초대전, 단체전, 국제전 등 50여회를 가졌으며, 75년 ‘현대시학’
추천, 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78년 ‘시문학’ 추천완료 등 문단에 역량있는 중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화가이면서 문인인
그는 시화집 ‘매화 홀로 지다’ ‘흐르는 강물처럼’ 평론집 ‘형식의 해방공간 그 실험의지’ 수필집 ‘고독에의 초대’ 그 밖에 ‘不二의
노래’ 등 10여권의 시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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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爲江山 3 73 x 49cm 2008
| 화가의
말
말로는 갈 수 없는 산, 그 침묵의 카리스마
오랜 기간 실경(實景)에 머물렀다. 지금껏 30년이 넘도록 수많은 산과 강과 들과
친해지기 위하여 내가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때때로 그 많은 대상들 속으로 들어가 퇴로를 놓치기 일쑤였다. 변화무쌍한 자연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실은 한번도 그 안에서 마음 편한 적이 없었다. 거침없는 필력과 기운찬 농담의 선과 획으로 한국적인 정신을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궁극적으로 그 산과 자연에 대한 나의 집착이 내가 그것을 지니기 위한 것이 아니라
버리기 위한 갈구(渴求)였을지도 모른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다양한 산의 모습과 이미지는 항상 주목의 대상이었다. 나에게 산은 산이되 산 이상의 무엇이었다. 산은 눈에
보이는 모양과 높이와 색채뿐만 아니라 생명의 터전을 지탱해주는 힘의 근원이자 정신적 의지처였다. 현상적 의미뿐만 아니라 사유와
성찰에 이르는 의미론적 대상이었다.
그러기에 그 산에서 맥을 읽고 기를 헤아렸는지 모른다. 무위를 깨닫고 무심을 배우려고 애를 썼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산은 내 흔들림 안에 정좌한 존재의 중심이 되었다. 어쩌면 예로부터 사람과 산을 동일시해온 우리네 자연관에 길들여진 까닭이리라.
동양회화는 선과 획(劃)의 예술이다. 빛의 변화에 의한 사물의 외부에 치중하는 서양화에 비해 사물이 지닌 독자성과 본질을 선과
획의 변화로 파악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중국에 불교가 도입된 이후 기존의 도교, 유교 등과 오랜 기간 동안 혼재하면서 자리잡은
인식체계이겠지만 우리의 가치체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동양회화에서는 빛에 의한 존재의 확인을 귀하게 여기지 않았으며 색의 세계를 실재하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색의 궁극은 공(空)이며
공을 바로 무채의 현(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칠해진 검정이 아니라 겹겹이 포개진 텅 빈 공간인 이 현의 세계가 바로 수묵의
농담(濃淡)이었다. 그리고 그 농담마저도 면이 아닌 선으로 표현하여 일시적인 현상인 사물의 색상을 존재의 본질로 여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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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물상의 내면을 흐르는 생명력, 즉 기(氣)의 생동을 중시하였다. 사혁(謝赫)의
<고화품록>이나 장언원(張彦遠)의 <화론육법>에서 강조한 기운생동(氣韻生動)의 의미가 곧 기의 존재를 강조한
미의식의 중심이었다.
사생(寫生)위주의 기존 그림에서 변화를 꾀하였다. 내가 산으로 가기보다 산을 내게로 불러들이고자 한 것이다. 비록 기운생동을
겨냥하고 무위자연을 운위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것이 새롭게 가야할 목적지임을 굳이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너무 오래 지체해버린 것은 아닌지 염려되기도 하지만 이제라도 새로운 각오로 출발선상에 선다. 내 문학이 지향하는 사유와 통찰이
기운생동한 획선과 만나는 세상의 그 날까지 쉼 없는 발걸음을 재촉해야겠다.
2008년 11월 민 병 도
無爲江山 8 73 x 60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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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 영남대학교 미술대학교, 대학원 졸업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대구광역시 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장 역임
• 경상북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운영위원 역임
• 광주광역시 미술대전, 울산광역시 미술대전,
전라남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신라미술대전,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단원미술대전 운영위원 역임
• 한국미술협회 대구지회장 역임
• 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역임
• 개인전18회
• 단체전, 초대전, 국제전 50여회
• 안동대, 영남대, 대구예술대, 동국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대구대 대학원 강의
문학활동
• 『현대시학』 추천(1975)
•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1976)
• 『시문학』 추천완료(1978)
• 영남시조문학회 활동(1976~83)
• 五流同人 활동(1984~94)
• 제1회 한국시조작품상 수상(1991)
• 제15회 정운(이영도) 시조문학상 수상(1997)
• 제1회 대구시조문학상 수상(1998)
• 제20회 중앙시조대상 수상(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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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월간문학 ‘동리상’ 수상(2003)
• 제26회 가람시조문학상 수상(2006)
• 대구시조시인협회 회장,
대구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시집
• 『雪岑의 버들피리』(1985-흐름사),
『숨겨둔 나라』(1989-나남),
『갈 수 없는 고독』(1991-동학사)
『無常의 집』(1994-그루),
『만신창이의 노래』(1995-박우사),
『地上의 하루』(1996-송정)
『不二의 노래』(1998-송정),
『섬』(1999-송정),
『청동의 배를 타고』(2001-태학사),
『슬픔의 상류』(2002-동학사),
『마음 저울』(2005-목언예원),
『내 안의 빈 집』(2008-목언예원)
• 수필집 : 『고독에으 초대』(2005-목언예원)
• 시화집 : 『매화 홀로 지다』(1998-송정), 『
흐르는 강물처럼』(2003-송정)
• 평론집 : 『형식의 해방공간, 그 실험의지』
(2002-목언예원)
• 현재 :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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