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정관(靜觀)하는 예술가의 관찰안은 남다르다. 우리가
일상 간과하기 쉬운 평범한 소재들에서도 작가는 그 대상과 묵시적인 교감을 하고 감동이 일면 그 순간을 스케치 북에 어김없이 포착을
하는 재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현장의 소묘가 아뜨리에서 훌륭한 예술품으로 완성되는 것을 보면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 피사체가 풍경이던 인물이던 혹은 꽃이나 정물이던 간에 또 다른 자연으로 재창조되는 것은 창조적인 위대한 행위 바로 그것이
아닌가.
예술가의 시각 속으로 유인되는 그 모든 피사체들은 한결같이 형상의 미학으로 재조명되는
것이다. 종교와 예술이 하나로 통합되고 귀일할 수 있는 것은 양자가 똑 같이 인간을 위한 최상의 염원과 기도 때문인 것이다.
이번으로 세 번 째의 작품전을 갖는 작가 유진선은 평소 과묵하고 외유내강의 자의식이 강한 화가가 아닌가 싶다. 온유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표현을 위한 창작행위에서는 여느 작가에게도 못지않는 집념을 불사르는 진솔한 화가다.
봄 나들이 72.7 x 53cm
일본이나 유럽 등 많은 해외초대전을 가져온 작가 유진선은
여러차례 국내외전을 가졌으면서도 개인전은 이제 겨우 세 번을 갖는 것을 보면 매사에 사려 깊고 개인 발표전에는 신중을 기하는
조심스러운 화가가 아닌가 싶다.
柳眞善의 作品世界
화가에게 표현의 양식과 독창성은 그가 표현코져 하는 정신주의나 주제 혹은 심상학적인 사유나 철학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화가가 추구하는 자기언어는 자기만의 오리지날리티요 자화상 같은 것이다. 냉정히 따지면 이령비령한 것, 닮은 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창작행위의 반열에 설 수 없는 것이다. 유진선의 경우 몇가지 특징적인 요소를 장점으로 지적할 수 있지 않는가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첫째 자연을 묘사하는 시계(視界)의 설정문제다. 포괄적인 것이나 장황하게 설명적인 것을 선호하지 않는 작가의 성격 탓인지
그는 물상의 초점에 포커스를 맞추어 집중적으로 탐색을 하고 천착을 하는 방법론이나 기법을 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 표현 대상의
느슨한 확장이나 불필요한 덧살을 기피하고 배제하는 평소의 습관이나 훈련 때문에 맑고 투명한, 그러면서도 긴축하고 축쇄된 진솔한
초점만을 담는 등 긴장감을 동반하고 있으며, 둘째 화면의 공간분할 등 황금비적 구성기법이 조화롭게 전개되고 있다. 차라리 세련된
구도라기 보다는 컴포지션의 원숙한 연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연가 53 x 45.5cm
셋째 운필, 즉 붓의 텃치가 섬세하고 정교한 공필적인 필선을 구사하면서도 완성된 물상의 결과는 항상 중용의 부드러운 곡선미가
전개되고 있어 거칠고 조야(粗野)한 성정 보다는 수려하고 유창한 이미지와 형상을 떠올리고 있어 수준급 그림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바람의 노래 72.7 x 50.9cm
어느 봄날 72.7 x 53cm
넷째 그가 추구하고 있는 색채의 미학이다. 강열한 색점을
구사하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나 톤은 조용하고 차분한 중간색조가 주조를 이루면서 화면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작가의 마술적인 환타지가
아닌가.
불영사의 아침 91 x 72.7cm
그는 평소 자연을 정관 하면서 그 속에서 교감을 하고 묵시적인 대화를 하면서 화폭에
담는 소재를 발굴해 내듯이 색채의 미학도현상학적인 현상의 세계를 화폭에 설채(設彩)를 하면서도 전체적인 화면의 구성은 중간색조가
지배하는 아름다운 중용의 세계를 전개하고 있는 것은 신비하고 오묘한 창작의 세계를 갈망하는 작가의 조형욕구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전시평문에서 ‘유진선의 작품에서는 일반성을 벗어나는 남다른 색채이미지가 읽혀진다. 어느 면에서는 유채화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차분하며 온화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색채의 꽃일지라도 발색이 억제되어 시각적인 자극이 없다. 이는 순색을
현저히 순화시킨 중간색조가 전체적인 색채이미지를 지배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중간색조는 강하거나 약하거나 어느 한 쪽을 치우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말해 주듯이 미묘한 색채심리를 반영한다. 그만큼 그의 그림은 섬세한 성향의 색채이미지를 구사하고 있다’-이하생략-라고
평하고 있다. 색채미학의 심층분석을 통한 작가의 성격까지 분석하고 있는 좋은 평문이다.
이번 제3회 개인전에 발표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 몇 점만을 골라 해설을 가하면 작품 ‘하동의 기억’ ‘봄나들이’는 두 작품이 모두
벚꽃을 소재로 하고 있다.
휴식 65.1 x 53cm
눈부시도록 만개한 동네어귀에 핀 벚꽃은 어릴적 추억을 되살릴 만큼 생동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품 ‘담양에서’ ‘불영사의 아침’ ‘가을길’ ‘평사리’ ‘고향’ 등은 시거리가 압축된 최소한의 근거리에서 포커스의 부분도를 작품으로
완성하고 있다. 정교한 선묘 보다는 차라리 면처리로 형상을 완성하고 있으며 사의성이 강한 현대감각의 이미지를 동반하고 있다. 홍천강의
갈대 밭, 연꽃핀 초여름, 들국화 핀 가을의 뜨락 등은 주제와 명제가 말해주고 있듯이 그야말로 한 폭의 시요, 그림이다. 자연을
상찬하고 노래하는 화가의 정신주의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그 밖에 ‘주산지의 가을’ 작품은 강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가을 단풍을
잘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정경들은 시정과 향수를 솟구치게하는 그림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 밖에 작가가 작품으로 발표하고 있는 꽃 그림과 정물들 ‘진달래’ ‘꿈의 대화’ ‘돌담길’ ‘소망’ ‘연가’ ‘설레임’ ‘동행’
‘해당화’ ‘6월의
주산지의 가을 80.3 x 65.1cm
향기’ ‘만남’ ‘국화’ ‘뜨락’ ‘그리운 날’ ‘미소’
‘나팔꽃’ ‘시선’ ‘꿈’ 등은 화가가 현장의 근거리에서 완성한 생동감 넘치는 작품들이다. 강열한 원색의 구사와 아름다운 형태미,
그리고 선묘 등 거의 완벽에 가까운 작품을 완성하고 있으면서도 유창한 흐름의 톤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현란하고 들뜬 분위기를 기피하는
작가의 성정 때문은 아닌가. 그의 예술이 묘한 유인력을 수반하고 있는 것은 평소 훈련된 작가의 테크닉과 기지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結 論
화가는 형사(形似)에 치중하면서 리얼한 현장을 묘사하는 사실주의 화가가 있는가 하면 자연을 재해석을 하고 작가의 정신주의가 투영된
또 다른 자연을 재창조하는 사의적인 화가도 있다. 화가 유진선은 정신주의 예술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는 자연을 재해석해 내는
심미주의 화가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유명한 사찰이나 강열한 원색에 집착하지 않고 평범한 일상의 소재인 중용의 도를 선택하는 까닭도
동양정신의 진솔한 내면세계를 선호하는 사의성 때문일 것이다. 이번 세 번 째 갖는 그의 작품전이 웅변으로 말해 주고 있다.
뜨락 53 x 41cm
이번 전시가 새로운 지평을 여는 작가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돌담길 53 x 41cm
그리운 날 116.7 x 80.3cm
Keen Eyes of Observation Turning Everyday
Objects into Arts
Written by Kim, Nam Soo / Art Critic
The view of an artist serenely contemplating
the nature is unconventional. The artist has the ability, and potential,
to catch every moment of sensation on the sketch book, sharing her unspoken
feelings even with humble and routine subjects that we usually overlook.
It is even more amazing when a rough sketch on the spot turns into a brilliant
art in her atelier. Regardless of the subjects, which could be landscape,
a man, a flower or a random stationary thing, the processes that they are
reconstructed into another quality themselves are the grand creativity.
All objects attracted to the eyes of an artist
are translated in the way of figurative aesthetics. The reason art and religion
can be united and unified is that both are the ultimate prayer and desire
for the human race.
Yu, Jin Sun, the artist of this show, who is having her third individual
exhibition, would probably be the artist who is gentle in appearance, but
sturdy in spirit, having taciturnity and strong self-consciousness. Yu is
pacific and gentle, but when it comes to art production, she is the candid
artist who devotes herself to the works, no less than other artists.
That she has had only three individual
exhibitions could imply that Yu is a very prudent artist, careful about
her works and exhibitions, even having several experiences of joint or
team exhibition in Korea and overseas, including Japan and European countries.
Works of Yu, Jin Sun
For an artist, the style and originality usually parallel to her philosophy
and speculations. Therefore, her own way of approach is corresponding
to her self-portrait. Critically speaking, similarity and resemblance
cannot take their place among any art productions. For Yu, Jin Sun, I
would indicate some of her traits of characters as her forte. First of
all, I would say it is her field of vision to depict the nature.
하동의 기억 80.3 x 65.1cm
시선 32 x 41cm
진달래 41 x 31.3cm
She pursues the technique of focusing to scrutinize and inquire the
objects; it could be because of her personality that does not have an
inclination for general and redundant explanations. In other words, based
on her habitual, or trained, way of eliminating unnecessary parts and
loose extensions, Yu shows us very lucid and candid images, also concise,
retaining the tension during the production. Secondly, we can observe
the composition skills from ideal ratio in her space divisions. I would
say that she composes spaces in very mature way, more than refined arrangement.
The third one that I am going to mention is her use of brush; she is using
delicate and elaborated lines, but she always creates works with the beauty
of moderation with elegant curves. Separated from roughness and coarseness,
the fine and fluent images and figures show us the paintings on a professional
level. The last factor is her choice colors. It is just like a magical
fantasy when Yu rules the canvas with calm and quiet midrange color tones,
using some of distinctive pure color spots. As she discovers objects sharing
her feelings and having silent conversations with the nature, she uses
the selected midrange colors to depict the world at the same time; all
of these remind us of the Artist’s desire to create mysterious profundity.
In his evaluation, art critic Shin, Hang Surb said “I could read the unordinary
images of colors from Yu’s works. In a way, her drawings are incredibly
soft, warm and quiet for oil paintings. Even in a gorgeous flower, there
is no visual irritation because of her temperate use of colors. It suggests
that those well refined midrange colors from pure colors are dominating
the overall canvas.
It also reflects that the delicate
midrange colors are not slanted neither toward the strong nor soft colors;
she is using those delicate colors.” I would say this is one good example
of analyzing an artist’s characteristics from the exploration of her aesthetics.
Among the works from Yu’s third exhibition, ‘The memories in Hadong,’ and
‘Spring Excursion’ are both depicting cherry blossoms. The cherry blossoms
came into full bloom vividly remind us of our young days. ‘In Damyang,’
‘The morning at Bulyoung Temple,’ ‘Autumn Street,’ ‘Pyungsari,’ and ‘Hometown’
are describing objects from the closest possible distances to illustrate
only selected portions of them. Rather than using ingenious lines to describe,
Yu completed those figures with planes; these works also include modern
sensuous beauty with full of pondering. ‘Reeds Field of Hongchun River,’
‘Early Summer with Lotus Flowers,’ ‘Autumn Garden with Mums’ would in a
way be poems, just as the subjects are indicating; these are the works from
artist’s sprit of praise and admiration to the nature. Besides, ‘Fall in
Jusanji’ is very well depicting the maple tree taking its root deep into
the river.
배꽃이 필때 41 x 31cm
These scenes arouse the poetic sentiment and nostalgia inside us.
Her other flower and still object drawings such as ‘Azalea,’ ‘The Conversation
of Dreams,’ ‘Street of Stone Walls,’ ‘Wish,’ ‘Love Song,’ ‘Flutter’ ‘Accompany,’
‘Sweetbrier,’ ‘The Incense of June,’ ‘Meet,’ ‘Chrysanthemum,’ ‘Garden,’
‘Missing Days,’ ‘Smile,’ ‘Morning Glory,’ ‘Gaze’ ‘Dream’ are also the
lively works in close distances from the objects on the spot.
들국화 60.6 x 50c
백련 33.3 x 24.2cm
Using pure colors, showing beautiful
figures, using elaborated lines, all to create perfect works, she could
maintain the fluency based on her characteristics which always tend avoid
the flippant and gaudy impressions. The reason that Yu’s works have mysterious
attractions would be her trained technique and wits.
Conclusion
There are some artists who depict the reality, concentrating on actual figures.
On the other hand, some other artist creates another nature which reflects
her spirit, deliberating the existing nature. We could say that Yu, Jin
Sun is one of the latter artists, who values her sprit when she is translating
the nature. The reason Yu chooses moderation with everyday objects, instead
of famous temples or intense pure colors, would also be her trait that loves
the sentiment of Asia.
I am sure that this exhibition would be the
starting point for her to open a new horizon; her third exhibition is
also speaking it.
동경전시장에서 일본작가 이소가이 회장님과 함께
내면으로 시선을 유도하는 중간 색조
신항섭 / 미술평론가
그림에서 드러나는 어떤 특이한 색채성향은 화가의 성품과
연관성이 있다. 색채는 내적인 감정의 표출이기 십상이기에 그렇다.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가 강렬한 원색을 선호할리 없다. 설령
겉으로는 조용하더라도 내면에 뜨거운 열정이 숨겨져 있다면 강렬한 색채를 구사하게 되어 있다. 그러기에 색채만으로도 화가의 내면세계를
탐색할 수 있다.
유진선의 작품에서는 일반성을 벗어나는 남다른 색채이미지가 읽혀진다. 어느 면에서는 유채화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차분하며 온화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색채의 꽃일지라도 발색이 억제되어 시각적인 자극이 없다. 이는 순색을 현저히 순화시킨 중간 색조가 전체적인 색채이미지를
지배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중간 색조는 강하거나 약하거나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말해 주듯이 미묘한 색채심리를
반영한다. 그만큼 그의 그림은 섬세한 성향의 색채이미지를 구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에서 느끼는 공통적인 정서는 눈에
보이는 것 이 이상의 무엇을 내포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6월의 향기 41 x 31.3cm
가을 길 91 x 65.1cm
그가 다루는 소재 및 제재는 모두 자연에서 취재된 물상이다.
산과 물과 나무와 꽃 그리고 사찰 또는 시골집이 어우러지는 자연의 이미지가 그대로 옮겨진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의 소재 및 대상에
집착하는 것도 아니다. 도회지를 벗어나 그리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흔히 볼 수 있는 자연풍경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풍경화의 일반적인 구도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다.
꿈 33.3 x 24.2cm
낯선 풍경이 아닌데도 평범한 구도에서 벗어남으로써 색다르게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구도가 기막히게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일반적인 구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거꾸로 멋있는 구도가 아니라는 뜻일 수도 있다. 실제로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구도는 풍경화로서는
답답한 경우도 없지 않다. 대상에 근접하는 구도방식을 취하고 있는 까닭이다. 멋진 구도를 포기하는 대신에 그 풍경과 가까이 마주하고서
느끼는 감동 및 미적 감흥을 부드러운 색조와 잔잔한 필치 속에 담고자 하는 것이다. 극사실적인 묘사를 지양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서를 중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그림이란 그것이 설령 현실의 재현이라고 할지라도 순화된, 또는 정화된 의식 및 감정의 결과물이다. 그의 그림 속에 표현되는 정서는
다름 아닌 그 자신이 보고 느낀 자연의 이미지이다. 다시 말해 화가로서의 미적 감수성에 의해 탐색된 세계인 것이다. 현실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되, 화가의 미의식 및 미적 감각을 거치는 과정에서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한다. 따라서 회화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 상태,
즉 현실성이 희박해진 자리에는 회화적인 환상이 끼어들게 된다. 회화적인 환상이란 실제와 구별되는, 즉 조형적인 해석이 가미된 승화된
현실을 뜻한다. 물론 그의 경우 현실을 왜곡하거나 재해석하지 않는다. 다만 색채이미지를 중간색조로 통일함으로써 전체적인 인상을 변화시키고
있을 따름이다.
그의 그림은 색채이미지가 약화됨으로써 시각적인 자극이 약한
반면, 공간적인 깊이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사물의 형태 및 그 인상은 약할지언정 공간적인 깊이, 즉 심도는 얕지 않다. 이는
심미적인 문제와 관계가 있는데, 시지각을 벗어나는 사유의 세계와 연관성이 있다. 다시 말해 상투적인 관찰로써 이루어지는 공간해석이
아니라, 심미적인 해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눈으로 보는 차원을 넘어 마음으로 느낀다는, 자연과 마주하는 방식의 문제일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소재 및 제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대체로 기억과 동행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리하여 일단 기억에 남아 있는 인상적인 장소를 찾아가
여러 차례 그 풍경을 눈에 익힐 뿐만 아니라, 그 풍경이 발산하는 정서에 깊이 빠져든다. 물상과 마주하여 눈으로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탐미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자연의 깊이에 대한 탐색과 사유의 과정이 전개되는 셈이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자연에 좀 더 진지하고도 깊이 있게 접근하고 또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춘천에서 33.2 x 24.2cm
더구나 현장작업을 병행함으로써 실체적인 공간감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
홍천강 53 x 45.5cm
고향 53 x 72cm
현장작업은 공간적인 명료함과 깊이를 제공하기 마련이다.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거리감은 필연적으로 작업에 반영되어 공간적인 깊이를 조성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재 및 대상에 근접함으로써 실체감은
더욱 명료하게 부각된다. 꽃과 같은 소재의 경우 그 실체감이 돋보이는 것은 바로 시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재 주변, 즉
배경을 추상적으로 처리함으로써 시각적인 이미지가 한층 선명하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공간적인 깊이 및 사유의 흔적이 깃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이 심미적인 접근방식은 그의 작품을
바라보는 방식, 즉 감상의 단초가 된다. 단지 시각적인 이해만으로는 좀처럼 눈에 밟히지 않는 미묘한 그림의 분위기는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단순히 손의 기술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내적 정서는 감각을 뛰어넘는 미의식의 개입에 의해 결정된다. 정서적인 표현은 현실의
재현이라는 기술적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그의 그림이 유도하고 있듯이 결코 자극적인 이미지가 아닌데도 그림 속에
빠져 들어갈 수 있다면 그 정서에 자연스럽게 감응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시각적인 화려함을 피하여 내면으로 시선을 돌리도록 유도하는 중간색조의 색채이미지는
확실히 시지각 그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단월면의 겨울 72.7 x 53cm
Neutral Colors Leading the Viewer Inside
Written by Shin, Hang Sup / Art Critic
The palette employed by an artist
usually has something to do with his or her character, as it more often
than not reflects a type of inner mental and emotional state. If one’s disposition
is calm and composed, he will not usually prefer showy, primary colors.
If one hides his ardor and passion within, despite a tranquil outer appearance,
he will perhaps enjoy using intense hues. Thus, colors cannot be the only
standard to explore the inward world of an artist.
Yu Jin-sun’s colors appear unique and distinctive,
and by no means usual or common. In some sense, her work feels so gentle,
calm, and genial that it is hard to believe it is an oil painting. When
she depicts flamboyant flowers, there is not an intense visual stimulation
due her choice of restrained colors. In fact, her color range is dominated
by toned-down neutral tints derived from pure colors. Intermediary colors,
or neutral tints, whether strong or weak, reflect her subtle color psychology.
소망 41 x 31.3cm
나팔꽃 53 x 45.5cm
Presenting a delicate palette, Yu’s
paintings seem to connote emotions that are beyond those we can only feel
visually.
Her primary subject matter and themes come from nature and in this depiction,
mountains and waters, trees and flowers are in all accord with temples or
cottages. However, she does not always stick to specific subject matters
and objects. Such natural scenery is often found in the suburbs of a city,
even if not far away from urban districts. Upon closer examination, however,
we become aware that Yu’s sense of composition differs from the norm.
If employing a unique style of composition, a familiar scene
can uncommon or unfamiliar, but this does not
always mean that the composition is extremely outstanding. If a composition
strays from the standard, it can also mean the composition is not so good.
Actually, as landscape painting, her work’s composition can sometimes appear
closed and stuffy. But, instead of presenting a nice, formal composition,
Yu intends to represent the aesthetic impression and emotion she feels when
facing landscapes using gentle tints and serene brushwork. Her attempt to
avoid hyper-realistic representation can be interpreted as an expression
of her desire to emphasize emotions.
영월
53 x 41cm
Even though painting is a representation
of reality, it is also an outgrowth of purified consciousness and sentiment.
Emotions in Yu’s painting are derived from the nature she views and feels.
In other words, it is a world explored by her aesthetic sensitivity as an
artist. Realistic images are transformed into pictorial images through her
aesthetic sense. In this process, reality is reduced and a pictorial fantasy
evolves, created with the artist’s interpretation of form. Of course, Yu
doesn’t simply distort and reinterpret reality. She instead modifies the
whole impression of an image by applying neutral tones to her work.
Yu’s painting is less stimulating in its visual sense by weakening color
images, but rather reinforces the depth of space. It shows less concrete
form and brings about a weak impression, but has spatial depth. Associated
with aesthetic matter, this has to do with the world of thought, moving
beyond visual perception. In other words, her painting is not an
평사리 45.5 x 38cm
가평의 가을 45.5 x 33.3cm
만남 27 x 41cm
interpretation of space but a result
of aesthetic interpretation. Yu’s work may raise the problem of facing nature
and feeling it through the mind, transcending the level of viewing it with
the eyes.
Yu usually exploits her memories in the process of discovering subject matter
and theme. She first makes herself familiar with impressive places with
the eyes by visiting there many times, deeply feeling the emotions such
scenes evoke. The artist more seriously and deeply approaches nature through
the process of exploration and thinking of nature, thereby attaining a better
understanding of it.
Yu’s on-spot work helps express the real sense of space, lending spatial
depth and obviousness to her work. Yu reflects a sense of distance she views
and feels on the spot, thereby generating the depth of space in her work.
In addition, she approaches closely to her subject matter and objects to
emphasize a sense of actual existence. A sense of substance particularly
stands out in her depiction of flowers as she approaches them as closely
as she can. Their visual images become more vivid by expressing the backgrounds
in abstraction.
Through this process, spatial depth and meditative marks dwell in her work.
The viewer may discover a clue to appreciating
미소 24.2 x 33cm
her work in her aesthetic approach, which provokes a subtle atmosphere
that cannot be visually understood.Yu’s painting’s inward emotion is derived
from her aesthetic sense, moving beyond any hand skills and superficial
senses.
If viewers are captivated by her work without any particularly provocative
elements, it proves that they respond to the emotions her work exudes.
Yu’s neutral tints leading them to inside are surely conveying meanings
more than our visual perception.
개울가 53 x 41cm
주요약력
•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 2008 제3회 개인전 (단성 갤러리)
• 2005 제2회 개인전 (단성 갤러리)
• 1995 제1회 개인전 (경인 갤러리)
해외초대전
• 2004-2006 한·독 현대 미술 초대전
(독일 베를린)
• 1992-2000 한·일 미술교류전
(일본 도쿄 우에노 미술관)
• 1992-1997 국제미전 (일본 쿄토)
• 2005 유럽 문화 초대전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 2003 한국작가 100인 초대전 (미국)
• 1997 한·일 현대 작가전 (일본 히로시마)
• 1996 한·러 현대미술초대전 (모스크바)
• 1995 한·일 작가2인전
(일본 도쿄 긴자 중앙미술관)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회화제 회원
신기회, 무진회 운영위원
E-mail : artjinsun@hotmail.com
• BFA in Painting, Chosun University, Gwangju, Korea
Solo Exhibitions
• 2008 The 3rd Solo Exhibition, Dansung Gallery
• 2005 The 2nd Solo Exhibition, Dansung Gallery
• 1995 The 1st Solo Exhibition, Kyung-In Museum of Fine Arts
Selected Overseas Invitational Exhibitions
• 2004-2006 Contemporary Koran and German Art Exhibitions, Berlin,
Germany
• 1992-2000 Korea-Japan Exchange Art Exhibitions, Ueno Museum of
Art, Tokyo, Japan
• 1992-1997 International Art Exhibitions, Tokyo, Japan
• 2005 European Culture Invitational Exhibition, Germany / Austria
/ Czech Republic
• 2003 100 Korean Artists Invitational Exhibition, USA
• 1997 Contemporary Korean and Japanese Artists Exhibition,
Hiroshima, Japan
• 1996 Contemporary Korean and Russian Art Exhibition, Moscow, Russia
• 1995 Two Korean and Japanese Artists Exhibition,
Ginaz Central Art Museum, Tokyo
Selected Group Exhibitions
• 2002-2008 Korea Fine Art Festivals
• 1996-2007 Shinki-hoe Exhibitions
• 2008 Small Arts Festival
• 2007 Dream and Vision, Chosun Ilbo Art Museum
• Namdo Meditation, Gwangju Museum of Art
• Poems and Pictures, Sejong Center Art Museum
• 2006 The Contemplation of Creative Phenomena,
Chosun Ilbo Art Museum
• Sensibilities in Early Summer, Jongno Gallery
• Goyang Art Fair, goyang flower exhibition center
• Today’s View, Sejong Center Art Museum
• 2005 Autumnal Outing, Small-scale Painting Exhibition,
Hyundai Department Store
• Hyelume Exhibition, Sejong Center Art Museum
• Small-scale Work Exhibition, Gwangju
• 2004 The Roots of Sensibility, Gwangju
• Jomi-hoe Exhibition, Hanaro Gallery
• 2003 Nature, Man, and Objects, Seoul Gallery
• Open Art Exhibition, Deoksu Palace Museum
• Self-portraits Today, Seoul Gallery
• 2002 Small-size Work Exhibition, Chongdam-dong
• South and North Koreas Unification Exchange Art Exhibition,
Sejong Center Art Museum
• 1998 Beautiful Seoul, Seoul Museum of Art
• Yangcheon Fine Arts Association Exhibition
• Seven Countries International Exchange Art Exhibition, Incheon
• International Art Exhibition Award Winners Exhibition,
Lotte Department Store Gallery
• 1995 Korean Art Today, Seoul Arts Center Art Museum
• 1992 Asian Art Exhibition, Seoul Museum of Art
• Korea Young Artists Exhibition, Seoul Museum of Art
/ Bongsung Gallery, Daegu
• Weekly Art Invitational Exhibition, Baiksang Gallery
• Sketch groups joint exhibition, Seoul Museum of Art
• 1990 Hyundai Sketch Exhibition, Seoul Gallery
Present Affiliation
Member, Korean Fine Arts Association / Korea Fine Art Festival
Steering Committee Member, Shinki-hoe Artist Group / Mujin-hoe Artist
Group
E-mail: arjinsun@hotmail.com
2008년 06월호 > 작가
영월
53 x 41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