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 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100호가 넘어 보이는 그림 위에 판자를 깔고 앉아 쉬지 않고 창작에 몰입하는 모습은 차라리 기적에 가까운 것이었다. 선생의
작품 중에 혜초 스님이나 청담스님, 녹두장군, 명성황후 등은 그 당시에만 해도 돈이 되는 그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힘든 작업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조국과 예술을 깊이 사랑하는 높은 사명감으로 극복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참으로 존경스러운
것은 배금주의나 출세주의에 빠져들지 않고 오로지 자기의 영역에만 전력을 집중 시켰다는 것이다.
색채의 꽃을 활짝 피운 선생의 예술은 단청안료를 이용하여 우리의 오방색을 아낌없이 설치했다. 그렇게 그린 작품들은 우리의 영혼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후두암 선고를 받은 후에도 작업은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예술혼은 선생의 정신력과
또한 신의 계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나는 60대 중반에 접어들어 작업량을 줄이면서 체력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다. 소품이라도 계속 그리면 오후에는 체력 소모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생은 80노령에도 1000호가 넘는 작품을 창작했다는
것은 신통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선생은 일본의 만행을 세상에 고발하는 역사화로 남긴 그림이 여러 점이다. 명성황후나 녹두장군과 같은 작품은 나라의 큰 공훈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잊을 수없는 사건들을 작품화해서 후인들의 정신을 깨우친 작품들은 회화적인 재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참으로 다행한 것은 탄신 100주년 기념 전이 개최되고 선생의 예술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민족 미술’의 열망과 영혼을 불사른 예술 정신, 이라는 평론 중에 선생은 서거한 후에 오히려 더 값진
평가를 받고 있다.
전봉준 510 x 3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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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미 2001년 ‘월간 art’에서 기획한 21명의 평론가에 의한 ‘20세기
최고의 한국 작가 통계’에서 1위를 차지함으로서 한국 화단에서 그의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여러 평론가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은 그의 예술이 서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의랑순국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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