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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4월호 > 특별기획 > 미술논단 > 박선규 - 그림의 현대적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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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논단/ 그림의 현대적 담론

그림의 현대적 담론

 



Park, Sun Kyu

글 : 박선규 / 철학박사


 
• 원광대학교 대학원 ( 미술학 석사 ), • 대만 문화대학교 철학연구소 ( 문학석사 , 미학전공 ),
• 대만 동해대학교 철학연구소 ( 문학박사 , 미학전공 )
• 전 ) 중등학교 교직 경력 13 년 , 대학 및 대학원 경력 15 년 , 대만 동해대학교 겸임교수 2 년
• 현 ) 사단법인 한국미술창작협회 이사장 , 의재정통유화연구원 지도교수
• 논문 : 易學與樂記中美學原理探究 ( 중국 문화월간 ), 藝術論 ( 중국 문화월간 ),
  藝術與創造定律 ( 중국 대만성 교육청 문화논문집 ), 예술과감정 ( 한국 정신문화원 계간 논문집 ) 외
  美學 . 예술철학 . 조형론 . 기교론 . 평론 . 감상에 관한 논문 다수
• 저서 : “繪畵思想與造形理論” ( 中文 ) “道思想과 繪畵世界” “美學이란 (1) ” “사색의 모델”
  “이 시대를 바르게 살아가는 길” “현대미술도 예술인가”, “예술과 창작” “예술이냐 외설이냐”
  “산수화와 그정신” “산수화의 조경이론” “문부와 그 미학” “공자는 안 죽어”,
  “석도는 그림을 이렇게 그리라 하였다” “멍청한 심사와 응모작품” “제멋대로 ( 隨意 ) ”
  “미학이란 (2) “ ”람상 1 “ ”람상 2 “ ”람상 3 “ 등 19 권
• 작품활동 : 유화 . 수채화 개인전 11 회 단체전 다수 출품 , 유화 50 인 초대전 출품 ,
  아시아수채화연맹전 출품 , 맥시코 수채화비엔날레 출품 , 한국수채화협회전 출품 ,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
  2001 년 제 26 회 한국수채화협회전 출품 , Fine Art Communication 협회 일본 동경전 출품
• 수상경력 : 교육공로상 3 회 수상 , 공모전 유화부문 3 회 수상 , 서예부문 2 회 수상

 

차  례
 


116. 화가와 이미지
117. 감각과 조형원리
118. 형태의 조형적 개념
119. 화가의 감성과 지성
120. 화가로서의 자기 모습 보기(1)

  


121. 화가로서의 자기 모습 보기 (2)
122. 상징적 언어
123. 명화와 진리
124. 푸생의 회화사상
125. 초보자에 대한 쥬니우스의 말

 


126. 회화의 구성요소
127. 그뢰즈의 그림
128. 아름다운 그림
129. 아카데미즘의 미학중심 원리


 

 

지나호에 이어서

116. 화가와 이미지

“이미지(image)”는 심상(心像), 표상(表象), 형상(形象) 또는 영상(影象), 직유(直喩), 은유(隱喩)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이 외에도 모습, 모방, 상징 등의 의미도 있다.

화가에게 필요한 이미지의 의미는 쇼펜하우어(Schopenhauer, 1788~1860)가 말한 표상(表象)의 심상(心像)으로서 형상성을 통하여 직유 또는 은유적으로 대상의 어떤 모습을 시각화 한 것이다. 이것이 화가가 해야 할 “이미지 작업”이다.

“이미지”는 회화성을 높이는 마술적 가치로서 예를 들면 1), 실제로 존재하는 것과 병행하여 공존할 때 그 이미지는 더욱 부각된다. 2), 이미지는 이중적 창조의 존재이다. 즉, 물체(대상)의 어떤 존재가치와 더불어 이미지의 작업을 통한 또 다른 형상의 가치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3), 무(無)로부터 제2의 존재를 창조해 내는 가장 핵심적인 비중을 찾이한다.

 

 

그러나 화가는 1), 어떤 특정한 것에 대하여 골몰하지 않는다. 2), 자기만의 독특하고 고립된 일화적인 이미지에도 정신을 팔지 않는다. 3),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며, 항구적인 것을 모색한다. 4), 일시적이고 임시적이며 예외적이고 가변적인 삶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이미지 작업”을 한다.

만약 이러한 이미지 작업이 아니면 이미지로서 질적 저하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이에 따라서 회화적 가치도 저하된다. 위에서 말한 그러한 점에 유의한 “이미지의 설정과 구성작업”의 적절한 선택은 그림의 성패(成敗)를 결정한다.

그런데 앞에서 조형원리에 대하여 말한 그 “질서와 분류”에 머문다면 이는 시각적 가치의 상승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질서와 분류는 사실상 그 “이미지 의 명료성과 광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117. 감각과 조형원리

일반적으로 그림은 감각에 의해서 그린다고 말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어떤 감각을 어떻게 처리하는냐? 그것이 관건이다.

진정, 예술작품은 물질세계 속에 뿌리밖고 작가의 영혼 속에서 개화한다. 말하자면 가시적 세계인 물질세계와 불가시적 세계의 영혼이 한 지점에 이를 때 작품이 완성된다. 따라서 감각에만 의존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싫든 좋든 날마다 많은 사물과 접촉하며 살아간다. 특히 화가는 회화적으로 감각된 방대하고 복잡한 것들 속에서 멀미나는 진통을 겪으며 그것들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즉 표현하고싶은 내용과 일치한 것들을 먼저 정리한 다음 표현요소들을 결정한다. 결정된 표현요소들을 어떤 원리에 의하여 구성할 것인가? 또한 고민한다.

그런데 감각된 것들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 흘러가기도 한다. 때로는 단단한 바위덩어리처럼 고정되어 혼란스러운 감각세계의 소용돌이를 진정시키기도 한다. 어쨌든 직관을 통하여 감각된 내용들은 1), 통일성을 갖추고 있다. 2), 요소들을 구별시켜주는 기준점이 있다. 3), 구성원리를 제공한다. 4), 심미적 영역과 감각적 영역을 다 같이 표현할 수 있도록 적용범위를 확정해 준다. 5), 작가의 영혼에게 하나의 요소를 골라내는 구별능력도 아주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말하자면 직관에 의하여 감각된 것들에는 이성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이성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조형원리”이다.

사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감각된 그 많은 내용을 “어떤 원칙”에 의하여 하나하나 정리하는 것이다. 즉, 그 원칙에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 일관성”을 부여하여 정리한 것이 그림이다. 그러나 “표현내용과 원리의 부합성”, “일관된 원리의 응용” 즉 원리의 선택과 불변성이 작품 수준의 고하와 관계된다.

 
박선규 작 <등산> 91x 72.7cm
지난 2,3월호 "형태와 공간"에서 무엇을 형태의 주제로 하였던지 형태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느것을 논하였다. 시공간 자체를 무시한 예술작품은 있을수 없다. 어떤 예술품이나 반드시 시공간성이 작품안에 침전됭여 있어야 비로서 작품으로서 어떰 구실을 하게 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간을 점유하는 현상이 다르고 이로 말미아마 정중동(靜中動)의 심미적 정서가 표현되기 때문이다.
본 작품은 역시 광도를 높이는 것으로서 시공간성의 확보를 기한것이다. 그림에서 어떤 형태의 존재가치는 형태자체인 구성물의 피상적 재현이 아니라 그것을 통한 제2의 어떤 것을 표현해 주는데 있다.

118. 형태의 조형적 개념

화면에 등장하는 형태들은 크게 “구체적 형태”와 “상징적 형태”로 구별해 볼 수 있다. 그림에서 필요로 하는 형태는 당연히 “상징적 형태”이다. 형태를 아무리 구체적으로 아주 잘 묘사하였다 하더라도 상징성을 띠지 못하면 그림으로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박선규 작 <오색약수터 가는 길가> 92 x 72.7cm
본 작품도 지난 2,3월호 "테마와 창작"에서 말한 "표현의 자율성, 신적 세계의 반영으로서 작가적 정신"에 대한 실험 작품이다.
비록 평범한 풍경이라도 화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따라 그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뿐만아니라 어떤정신으로 작업에 임하느냐에 따라 또한 다르다. 다음 동양 미철학에 대하여 논할때 "창작태도"에 대하여 말 하겠지만 작가의 창작태더는 대단히 중요하다. 생각에 따라서 작품은 얼마든지 부실해 질수 있기 때문이다. 흠집이 있는 물건이 제값을 받을 수 없듯이 온전하지 모한 정신상태로서의 창작도 또한 제값을 지닌 작품을 창직할 수 없다. 보는바와 같이 경외심을 가지고 정성을 다해도 그 완성을 기히기 힘든데 하물며...

  

상징적 형태란 화가가 표현하려는 이미지의 명료성과 광휘성을 높이기 위한 “심미적 형태”이다. 만약 그림에 묘사된 형태가 단순히 사물의 외형적인 것만 닮도록 묘사되었다면, 그것은 예술 전반에서 필요로 하는 “사물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그것에 대한 사고의 특유한 구조의 투영”이 아니다. 더구나 왜 그렇게 묘사했는가? 의 의미가 상실되었기 때문에 회화적 가치가 없다.

그림에서 필요로 하는 심미적 형태 개념은 1), 이성적 삶의 반영으로서 형태이다. 2), 감성의 변화무상한 소용돌이를 이성으로 통제한 명확한 구조로서 형태이다. 3), 형태의 특성과 사고의 특성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이루는 정신 상태에 의하여 형성된 소통적 조직으로서 형태이다. 4), 가시적 형태이나 결코 기하학적 형태가 아니라 작가의 심미적 세계 속에 잠재한 것으로서 형태이다. 5), 관찰기능을 가진 눈과 반성의 기능을 가진 이성과의 조화를 기하려는 항구적인 바탕을 제공하는 “심미적 형태”이다.

그러므로 그림에서 사물의 외형만을 닮게 묘사하는 것은 단순히 “기능”에 불과하다. 기능은 기능 이 외에 아무런 의미가 또한 없다. 따라서 회화적 형태묘사는 묘사를 위한 기능적 묘사가 아니라 표현하려는 이미지를 위한 묘사여야 한다.

119. 화가의 감성과 지성

인간은 누구나 감성적인 면과 지성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특히 화가들은 지성적인 면보다 감성적인 면이 우월하게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그림은 지성중심이 아니라 감성중심으로 그려진다. 이로 말미암아 그림은 자유분방하다 못해 거의 방종으로 흘러가고 있다.

물론 인간의 본능적인 성질과 가장 원초적인 충동을 발산하고 기록하려는 욕구 때문에 감성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조형에 대한 교육이나 심미에 대한 사고(思考)가 없는 한 감성 통제 불능으로 더욱 그러하다.

감성이란 인간정신의 지성적인 면에 마치 거울에 먼지가 끼어 자기 얼굴을 잘 비춰볼 수 없는 것처럼 뿌연 안개가 끼게 하여 인식과 표현을 흐리게 한다. 그러므로 감성은 지성의 통제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화가들은 자신도 모르게 감성에 의한 소묘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규칙적인 방식으로 구성하기 위한 “지성의 개입”을 스스로 용납한다.

사실, 형태가 그 모습을 갖추는 윤곽을 가지게 된 것은 지성의 개입을 통해서이다. “형태(形態-forme)”라는 지식은 감성에 의하여 불분명한 형태감각을 걷어내고 어렴풋한 겉 모습이나마 이해하며 그 속에 형태로서 종합과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형태라는 단어는 이미 지성이 개입된 개념에 의하여 생긴 것이며, 실제 형태도 마침내 하나의 조형적 질서에 따라 구성된다.

만약 인간 정신 속에 지성적 활동이 없다면 그 많은 사물들의 복잡하고 혼란스러우며 변화무쌍한 외관을 어떻게 지배하겠는가? 시간을 초월하고 정착한 공간에 접근 가능성도 이 지성적인 면의 개입이 없으면 불가능 하다. 우주를 고정된 형태로서 표현하였으나 무한한 시간과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묘사하고 표현하는 것도 이 지성의 개입에 의한다.

미술의 역사란 현실의 외관을 파악하고 정복하기 위하여 외계의 현실을 자기 지성적 방침에 굴복시켜온 인간 사고의 대 서사시이다. 화가 개인으로 말하면 인간의 무절제한 내적 심리를 외부의 자극을 매체로 한 지성으로 길들이기 위하여 사용한 도구적인 기록이다.

그림은 결국 화가가 지성의 통제 속에서 얼마나 자기 감성의 발현에 정성을 다하였는가? 에 대한 보고서이다.

120. 화가로서의 자기 모습 보기(1)

인생은 뜻을 세워, 그것에 대한 점검을 하고, 그런 다음 끈질기게 도전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하지만, 막연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화가는 그림을 그린다는 자체가 이미 뜻을 세운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뜻을 이룰 수 있는 방법논적 시각에서 집념과 같은 것이 없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그림에서 그 화가만의 무엇이 있도록 그리려면 “그 무엇에 대한 집념”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반 고호처럼 “무한에 대한 집념”으로 그의 서한집에서 말한 “저 높은 곳에 있는 별들과 무한을 분명하게 느끼는 것”, “저 무한을 향한 동경”, “저 위에 있는 그 무엇인가의 존재”, 나보다 더 위대한 것이 없이는 살 수 없는 그 무엇”을 찾아가는 무한에 대한 그리움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가도 선험적(先驗的)인 것과 후천적인 환경 및 교육에 의하여 성품이 결정 된다. 그런데 자기 성품에 따라 마음대로 붓을 휘둘러대면 낙서가 된다. 일단 밖에서 차용해 온 화법적 요소나 또는 외부로부터 접촉하지 않을 수없는 사물들을 수용하여 자기의 내적 필연성의 세계와의 일치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자기 내면에서 스스로 내리는 명령에 유순하게 순응한 후에 “집념의 내용으로”하고, 불꽃처럼 타오르는 정열로 도산(倒産)의 위기가 닥칠 때까지 도전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주를 액화하여 용광로의 용암처럼 넘실대며 녹아 흐르도록 해야 하는 것이 화가의 참 모습이다. 천재적인 모습도 여기에서 엿볼 수 있다. 내적인 숙명과 자기가 소화한 외부의 영향을 하나로 하여 인간이 인간 자신에 대하여 제공한 가장 강력한 증언이 되는 화가로서 “자기모습”을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121. 화가로서의 자기 모습 보기 (2)

반 고호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스스로의 욕망과 능력 사이에 가로 놓여 있는 것같은 , 저 눈에 보이지 않는 두껍고 두꺼운 철판에다가 통로를 하나 뚫어 놓는 행위이다”하였다.

부족한 능력이지만 욕망의 충족을 위하여 두꺼운 철판을 어떻게 뚫어 통로를 만들 것인가? 이 문제는 화가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주어진 것이다.

 

다만 화가는 그림이라는 예술행위를 통하여 욕망의 충족을 위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에 불과하다.

하여간,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면 자기는 어떤 욕망의 충족을 위한 방책으로서 그림 그리는 일을 선택했으며, 그 통로를 만든 결과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보다도 살아남게 하기 위해서 선택한 특수한 성격과 개성을 부여한 여러 가지 성질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화가로서 자신의 모습을 확실히 알 때 기왕이면 최선의 화가로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은 개개인의 감정유희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재로서 길이 남아서 후손의 정서적 삶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보배로운 것이기에, 그리고 자기 영혼에 내재한 신적(神的)인 것을 구현한다는 성인적(聖人的) 무욕망(無慾望)의 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일반적으로 화가의 선택행위는 수용태도에 의하여 결정된다. 즉, 개개인의 화가들이 외부의 영향을 받아드릴 때 자기 내부에 이미 형성되어 잠재하고 있는 “어떤 의식의 척도(이것을 심미적 척도로서 심미모식이라 함)”에 따라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화가의 의식에 내재한 그 척도(尺度)는 그림을 그리게 된 하나의 동인(動因)이 되고, 이에 따라 화가는 어떤 인간형으로서 어떤 계보를 형성해 간다. 그러나 그림의 중심이 되고, 그림으로서 중력의 핵심이 되는 것을 선택해야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러므로 그 “심미모식”에 대한 재확인 작업으로서 “자기 모습보기”가 요구된다.

122. 상징적 언어

화가들이 흔히 말하는 “조형언어”를 “상징적 언어”로 말하는 경우도 있다. 형태 구성 자체는 이미 어떤 이미지를 위한 조형이다. 그 조형은 또한 화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이므로 즉 “언어”인 것이다.

 

  

상징적 언어는 조형과정에서 구성하는 형태가 어떤 상징성을 띠고 있을 때 그것으로부터 느껴 받아드리는 메세지 자체를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메아리”같은 것이 곧 상징적 언어이다.

그런데 왜 상징적 언어라고 하는가? 그것은 구성된 형태가 어떤 모습을 닮고 어떤 사건을 암시하는 것으로서 형상이기 때문이다. 환언하면 형태가 곧 어떤 사물을 닮도록 구성해야만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의 상(像)이 되고, 이것이 화가가 하려는 말이 된다. 그래서 상징적 언어라고 한다.

이러한 상징적 언어를 대신하는 “상징”은 첫째, 본질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서” 가시화하는 것과 둘째, 의식적으로 모른 체하고자 하는 것을 “감추는데” 기여한다. 물론 심리적 은폐의 조작이라기보다는 가장 자연스러운 언어이다. 하여간, 비물질적이며 불가시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화가가 그 내부에 느껴지는 힘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형태구성의 한 방법적인 것이다.

상징적 형태구성은
1), 신비스러운 어떤 표현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2), 여러 가지 표현요소들이 비록 다양하다 하더라도 은밀한 화합과 이해를 암시하는 형태구성이어야 한다.
3), 관습적인 의미를 초월한 의미, 무의식 세계로 파고드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서 형태구성이어야 한다.
4), 비록 상징 자체가 본래 모호한 것이지만 그러나 화가의 감수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인력(引力)적인 형태구성이어야 한다.
5), 비밀스러운 어떤 법칙에 의한 형태구성이어야 한다.
6), 시공간을 초월하여 어떤 민족이나 서로 다른 세대에 있어서 동일하게 확인되고 받아드릴 수 있는 형태구성이어야 한다.

그림에서 “상징적 언어”는 절대로 필요하다. 또 다른 생명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 언어는 위에서 말한 그러한 형태구성일 때 가능하다. 따라서 좋은 그림을 창작코자 한다면 형태가 어떤 사물의 모습을 띠고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아(優雅)하다는 말은 청아(淸雅), 단아(端雅), 전아(典雅), 대아(大雅), 소아(小雅) 등을 종합하여 대표로 일컫는 말이다.
이말은 고상하고 품위있으며 한가로워 보이는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나 그러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말할때 쓰이는 말인데, 옛날 소박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은 대부분 소아로서 우아한 삶을 살아왔다.
다완은 곧 그러한 사람들의 생활용기으이 하나이다. 이러한 다완을 만든 작가적 정신이나 이것을 사용한 소박한 서민이나 선비들의 단아하고도 우아한 모습을 이 다완을 소재로 표현하려는 화가들의 창작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
또한 도자기 종류의 기물은 첫째, 태(態)로서 모양의 미적 구성을 중요시 한다. 즉 얼마나 아름다운 모양인가? 어떤 모양을 상징하는가? 이다. 둘째 , 색채이다.. 도자기의 색은 흙, 불, 유약에 따라 달라진다. 		 
김연순작 <다완 2> 41 x 31.8cm
어쨋든 얼마나 순색인가로서 빛갈의 미적인 점과 우연성을 높이 평가한다. 따라서 도자기를 만드는 작가적 정신이란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러한 것 들이다. 이가운데 위에서 말한 아취적인 것들이 깃들어 있다. 본 작품은 절박한 다완을 통하여 바로 이러한 작가적 정신 가운데 그 우아함을 표현 하려는 실험 작품이다.


123. 명화와 진리

모든 사물에는 개개의 절대성이 있다. 그 절대성은 그것의 진리이다. 따라서 어떠한 사물도 “진리”가 존재한다. 개개의 사물에 존재하는 이러한 진리가 화가의 눈에 마치 밤하늘에 별처럼 보일 때 명화를 그릴 수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처처불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득도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모든 진리가 절대적 선상에서 서로 만났을 때, 그것들은 하나가 된다. 그림이 표현해내야 하는 진리도 이러하다.

 

124. 푸생의 회화사상

프랑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격인 화가 푸생(Poussin,1594~1665)이 말한 것을 몇 마디 소개한다.


“나는 아무것도 등한시 하지 않았다”.
그는 미술이론에 전념, 로마쪄를 연구, 미학이론에 몰두하였다.
고대미술에서 비례를 연구하였고, 자연을 신중히 연구하였다.

특히 티티아노나 루벤스의 색채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졌다.
“우리의 취미는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오직 이성만이 판단할 수 있다.”
그의 그림은 오직 “아무것도 등한시 하지 않는” 그의 연구에 의해서 그려졌다.

125. 초보자에 대한 쥬니우스의 말

“어린 초보자들은 종종 그들의 상상력의 매혹에 너무 사로잡혀 있어 판단력보다는 크나큰 환희 속에 빠져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화가는 그의 헛된 자만심과 방종에 의해 자연에 알려지지 않는 갖가지 터무니없고 기괴한 형상을 고안해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예컨대 여러 종류의 쓸데없고 경솔한 상상의 소산들, 그러나 이러한 환상도 사물의 진실된 본성에 입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환상적이고 변덕스러운 고안품보다는 자연과 일치하는 진실되고 꾸밈없는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

회화는 무던한 노력, 끈기 있는 연습, 훌륭한 경험, 깊은 지혜, 그리고 분별력을 요구한다.

126. 회화의 구성요소

뒤 프레스노와는 “회화의 구성요소는 발명과 드로잉과 색이다” 하였다.“발명은 .... 회화가 모방하고자 하는 아름다운 사물이나 자연 속의 사물을 발명 제시하는 것이다.
드로잉은 .... 회화와 그 밖의 모든 미술의 기본적인 기술적 기초이다.

다완은 흙, 물, 불로서 , 그리고 물레라는 제작도구의 사용에 의하여 그 작품이 이루어 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극히 일반적인 사고 방식에 따른 결론이다. 그것들은 어떠한 시각에서 보더라도 표현 요소적인 것이고 하나의 방법적인 것일 뿐이다. 물론 이것들에 따라서 제작된 결과가 다를 수 있지만 어떤 요소를 사용하느냐의 문제는 역시 표현내용을 결정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빛갈의 다완, 그러한 모양의 다완을 만드는 것은 작가의 어떤 생각 때문이다. 도구나 요소때문에 그렇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다완에 대한 작가적 정신 때문에 그렇게 만든것이다.
따라서 다완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는 다완을 제작한 그 작가의 정신을 표현내용으로 하는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 내용의 선택이다. 발이나 손으로 물레를 회전시켜 만든 결과나 전동물레를 사용한 결과를 표현 내용으로 하는 것은 세속적인 것이다. 		 
김연순작 <다완 1> 41 x 31.8cm
손 맛을 내고 물 맛을 내며, 불 맛을 내야 한다고 하면 듣건데 그럴듯 하지만 다완 자체가 이러한 맛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적절하지 못한 선택이다. 본 작품은 다완을 제작한 작가나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청아한 정서를 표현 하려는 실험 작품이다.

색은 .... 드로잉된 선들 사이의 공간을 메꾸는 것으로 드로잉 자체를 명료하게 해줄 때만 유용한 것이다” 라고 설명하였다.

그의 저서 <화론>에 “그림은 투명함, 우아함, 아름다움으로 충만해야 한다. 그러므로 평범한 것, 야만스러운 것, 잔혹한 것, 외설적인 것은 피해야 한다” 하였다.

127. 그뢰즈의 그림

그뢰즈(Greuze,1725~1805.프랑스 화가)의 그림에 대하여 디드로(Diderot)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그뢰즈야말로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다. 무엇보다도 그 장르가 나를 기쁘게 한다. 즉 그것은 도덕적 회화이다.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화필이 이제까지 오랫동안 그리고 지나치게 타락과 악덕에 버려지지 않았는가. 그것이 마침내 극시(劇詩)와 함께 우리를 감동케 하고, 가르치고, 고치고, 미덕으로 이끌어가게 된 것에 우리는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내 친구 그뢰즈여! 용기를 내라. 회화에서 도덕을 말하고, 언제나 그렇게 하라!”

디드로는 프랑스 사상가, 평론가, 문예가이다. 이런 사람으로부터 아낌없는 찬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본인의 죽기 살기로 노력한 덕택이다.

128. 아름다운 그림

정말 아름다운 그림은 그리기 어렵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그린 그림은 그리기 쉽다.

아름다운 그림은 법에 의해서 그린 그림이다. 아무렇게나 그린 그림은 자기 마음대로 그린 그림이다.

 

그림은 또한 기계적 직인의 기술과 혼돈하여 평가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공정과정을 거쳐 그려진 것도 아니다. 이 말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의 멋대로(자기 기분대로) 그려진 그림도 그림에 대한 모독이다는 말에도 의의가 없을 것이다.

그림은 본래 의문과 의혹만을 낳는 현학적 철학에 비해 보다 명료하고 이성적인 논증적 과학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그처럼 아름다우며 시각예술로서 최상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다.

또한 고귀한 정신적 가치를 보상해 주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129. 아카데미즘의 미학중심 원리

미학중심 원리.....1, 아름다운 자연이다. 2, 그림은 자연의 아름다운 것과 선한 것의 특질을 포함하여 표현해야 한다. 3, 자연의 그 특질을 표현하여 인간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 4, 이것이 아름다움이다. 5, 이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존재를 보존 향상시켜야 한다. 6, 사건들을 지적해 줌으로서 우리를 만족케 해야 한다. 7, 이것이 선이다. 8, 선과 아름다움을 결합하여 인간정신을 완전하게 해주는 모든 필요한 종류의 특질들을 표현해 내야 한다. ....회화의 모든 것이 여기에 있다.

아카데미가 그림에 기대하는 것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위와 같다.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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