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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2월호 > 특별기획 > 미술논단 > 박선규 - 그림의 현대적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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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그림의
현대적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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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un Kyu
글 : 박선규 / 철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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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광대학교 대학원 ( 미술학 석사 ), • 대만 문화대학교 철학연구소 ( 문학석사 , 미학전공 ),
• 대만 동해대학교 철학연구소 ( 문학박사 , 미학전공 )
•
전 ) 중등학교 교직 경력 13 년 , 대학 및 대학원 경력 15 년 , 대만 동해대학교 겸임교수 2 년
• 현
) 사단법인 한국미술창작협회 이사장 , 의재정통유화연구원 지도교수
• 논문 : 易學與樂記中美學原理探究 ( 중국
문화월간 ), 藝術論 ( 중국 문화월간 ),
藝術與創造定律 ( 중국 대만성 교육청 문화논문집 ), 예술과감정
( 한국 정신문화원 계간 논문집 ) 외
美學 . 예술철학 . 조형론 . 기교론 . 평론 . 감상에 관한 논문
다수
• 저서 : “繪畵思想與造形理論” ( 中文 ) “道思想과 繪畵世界” “美學이란 (1) ” “사색의 모델”
“이 시대를 바르게 살아가는 길” “현대미술도 예술인가”, “예술과 창작” “예술이냐 외설이냐”
“산수화와 그정신” “산수화의 조경이론” “문부와 그 미학” “공자는 안 죽어”,
“석도는 그림을 이렇게 그리라
하였다” “멍청한 심사와 응모작품” “제멋대로 ( 隨意 ) ”
“미학이란 (2) “ ”람상 1 “ ”람상 2
“ ”람상 3 “ 등 19 권
• 작품활동 : 유화 . 수채화 개인전 11 회 단체전 다수 출품 , 유화 50
인 초대전 출품 ,
아시아수채화연맹전 출품 , 맥시코 수채화비엔날레 출품 , 한국수채화협회전 출품 ,
공모전 심사위원 역임 ,
2001 년 제 26 회 한국수채화협회전 출품 , Fine Art Communication
협회 일본 동경전 출품
• 수상경력 : 교육공로상 3 회 수상 , 공모전 유화부문 3 회 수상 , 서예부문 2 회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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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형이상학적 내용의 그림
96. 명화와 인간적인 요소
97. 화가가 목적으로 하는 것
98. 화가와 우주
99. 코로의 그림
100. 명화 (1)
101. 명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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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추상화
103. 마네 그림
104. 테마와 표현
105. 테마와 창작
106. 라파엘 묘비의 시
107.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테마연구
108. 뒤러의 고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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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르네상스 화가들의 테마
110. 고전주의적 테마
111. 정적 미술과 동적 미술
112. 전위미술의 자가당착(自家撞着)
113. 형태와 공간 (1)
114. 형태와 공간 (2)
115. 형태와 공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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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형이상학적 내용의 그림
그림에서 형이상학적 내용이란 구체적으로말하면 “분위기적인것이다.”이 분위기적인 것은 사물과 사물이 서로 어울려 어떤 상항을 전개하는
것으로 1, 둥근 것과 네모난 것의 어울림 2, 서로 다른 것끼리의 어울림 등이다. 서로 다른 것이란 빛과 물체, 돌과 나무, 산과
들 등이다. 이것들이 서로 어울려 어떤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그것을 말한다.
96. 명화와 인간적인 요소
케네드 클라크(Kenneth Clark)는 “인간적인 요소야말로 걸작의 기본이다”하였다. 인간적인 요소란 “거의 어김없는” 인간의
모습이다. 즉 사람으로서 최상의 이상적인 인간모습을 회복하는 원리적이고 방법적인 모든 것이다. 이것이 “인간적인 요소”인데,
결국 그림에도 이와같은 인간적인 요소가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회화적 시각에서 말하면 정통성과 현대적 정서가 극치를 이루는
조화로서 “내밀성” 자체이다. 또한 그는 “걸작의 특징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힘인 이 내밀성이다”하였다. 거의 어김없는 인간이
된 후에 창작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화가 이전에 먼저 인간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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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화가가 목적으로 하는
것
A . 리샤르는 “화가가 목적으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인가, 혹은 보이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인가, 외관의
모방인가, 혹은 실재의 모방인가, 외관의 모방이다.
그렇다면 모방의 예술은 진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다”하였다. “또한 그림이라고 하는 것은 외관의 밑에 깔려있는 진리에 도달해야
한다는 것을 논증하기 위한 것이다”하였다. 그리고 “예술가는 더욱 깊은 의미에서 훌륭한 것을 창작해야 한다”하였다. 그림이 화가들의
얄팍한 어떤 생각이나 간단한 아이디어로서 제작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말이다. 서양의 대부분의 미학자나 미술사가 또는
비평가들은 진리, 진실, 아름다움, 도덕적인 것을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이제까지 획득한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술의 유아기로 퇴행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98. 화가와 우주
19세기 뛰어난 평론가 테오필 고티에는 “화가는 자연의 재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며, 내면적인 이상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자연을 이용할 뿐이다. 예술가는 하나의 완전한 소우주를 자기 속에 가지고 있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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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주의적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을 보고 현대주의적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마치 자기들만 선진적이고 현대적이며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여 비아냥거리는 말을 곧잘 하는데 고티에의 말에 의하면 잘못된 인식임을
알 수있다.더구나 자연의 구체적 외형을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내면에 있는 것중 화가의 내면적인 이상과 일치하는 것을 선택하여
표현한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을 소재로한 그림이야말로 제격이라고 말할 수 있다. 화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자기 속에 가지고 있는 “소우주”를
표현해야 한다.
99. 코로의 그림
고티에는 코로의 그림에 대하여 “무겁고 숨이 막히는 듯하며, 질척거리고, 보잘 것없는 색조의 혼돈이다.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서
보자. 그 어두운 반점은 몸을 굽힌 뱃사공이 된다. 갈색의 더럽혀진 부분은 수목이 되며, 그 가지는 밤 사이에 때때로 불어오는 바람에
떨리고 있다. 조금 전에 더러운 색조로 뒤범벅이 된 것으로 보였던 화면 속에 공간이 있고, 대기가 있으며, 깊이가 나타난다”하였다.
이 말에서 테크닉 또는 마티엘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를 알 수 있다. 말하자면 공간, 대기, 깊이, 그리고 뱃사공, 수목,
떨림같은 것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테크닉이나 마티엘 그 자체를 나타내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코로의 그림이 명화가 된 까닭이
여기에 있다.
100. 명화 (1)
케네드 클라크는 “명화라는 단어의 추상적인 정의는 미 자체에 대한 정의와 마찬가지로 매우 오묘한 것이어서 경험과는 거리가 멀다.
내가 단 한마디로 명화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면, 망각 속에 잊혀진 영혼들이 생명을 달라고 아우성치듯이, 수 많은 예외들이 나에게
달려들 것이다. 왜 나를 잊으셨나요? 라고 내 귓전을 울리는 이 외침들을 나는 떨쳐버릴 수가 없을 것이다”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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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규작 <서오령 경내> 72.7 x 60.6cm
빛은 기초 명암법으로 사물의 구체성을 나타내기 위한 것과 빛의 유체적(流體的) 성질을 표현 하는 것.
빛에 의한 다양한 분위기의 표현, 또는 그 광도를 표현 하는것 등이 있다. 무엇을 표현중심으로 하느냐에 따라 묘사방법은 다양하다.
본 작품은 빛의 존재성은 서서히 사라지고 오직 남아 있는 그 광도만 묘사한것의 실험작품이다. 따라서 명암을 처리하는 그러한 시각으로만
보면 안 된다. |
이 말에서 “생명”이라는 단어의 의미와 “명화에 침전되어
있어야 할 생명”은 어떤 것인가? 그리고 “명화에는 반드시 그를 잊지 않았다는 생명이 있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01. 명화 (2)
케네드 클라크는 명화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즉 “명화란 천재적인 미술가가 시대정신에 입각해서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우주적인 경험으로 승화시켜 놓은 그 순간에 제작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만일 한 미술가가 감동할만한 회화적인 요소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면, 그는 운이 좋은 화가이며, 그 화가에게는 그만큼 명화를 남길 확률도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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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으로 말하면, 회화의 주제로서 만족할만한 것이란, 우리를 여러 측면에서 감동시킬
수 있는 진정한 주제를 말하며, 화가가 나름대로 이것을 잘 다루었을 때에야 성공적인 것이 되는 것이다. 끝으로 명화란 화가 자신이
지닌 천재성의 산물인 것이다”하였다.
102. 추상화
마르셀 브리옹(Marcel Brion)은 추상화에 대하여 “추상화를 해독한다는 것은 ‘사냥꾼을 찾으시요’라고 써 있는 통속적인
그림 장난감에서 어린이들이 사냥꾼의 모습을 찾아내려고 분석하는 것과 같은 의미밖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칸딘스키의 <검은
원 속에서>는 동양의 도자기 혹은 민속예술을, 몬드리앙의 <적, 청, 황의 콤퍼지션>에서는 캘빈주의적 엄격성을
느낄 수 있다. 즉 클레의 <발자취>에서는 인체의 그림자의 윤곽, 미로의 작품 가운데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조그마한 존재들을
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은 더 깊이 추구될 수없다”하였다.
103. 마네 그림
1868, 살롱평에서 당시의 저명한 평론가 테오필 토레는 마네의 그림에 대하여 “색과 빛을 보고난 후 마네는 그 밖의 것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인물이나 물체가 주위의 자연 위에 만들어내는 색의 반점을 화폭에 그리면 그것으로 다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마네의 결점이라면 그것은 사람의 머리를 한낱 실내화 이상으로 평가하지 않으며, 때로는 여자의 얼굴 모습보다도 꽃다발을 중요시하는
일종의 범신론이다”하였다. 당시 세계화단은 정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인 표현의 창조를 요구하였고, 개성적인 작품을
요구하는 시대였다. 따라서 “인상주의”같은 표현양식이 창안되었던 것이다.
박선규작 <북한산 줄기> 72.7 x 60.6cm
본 작품은 등비급수적 원근법과 동양산수화의 심원법 그리고 광도의 묘법을 응용한 것이다. 즉 자연의 신비함과 웅장함을 표현
하는데 흔히 응용하는 원근법과 광도의 묘법에 의한 실험작품이다. 다만 광도의 밀도를 더 높일수 있겠지만 지나치면 회화성이 빈약해진다.
적당한 수준의 밀도는 어디까지인가?
실험의 여지는 아직도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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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의 말에서 “합리주의보다는 감성주의”, “이성(理性)
보다는 감성” 중심의 사회현실과 맞물려 돌아가는 화단의 풍토임을 알 수 있다. 회화사적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인상주의는 하나의 예
외일 뿐이다. 결코 회화 그 모든 것은 아니다 !
여자를 실내화 이상으로 평가하지 않는 마네가 색과 빛의 본질적 진실성인들 제대로 관조하였겠는가 !
104. 테마와 표현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테마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문자로, 말로, 다른 예술적 행위로 표현할
수도 있다.
화가의 입장에서 보면 테마에 대한 연구결과를 그림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다른 어떤 것을 통하여 표현한 것보다도 그 가치제고를
위한 표현에 관계된 요소와 수단이 그 관건이 된다.
사실 테마에 대한 연구는 비평의 바탕은 제시해 주지만, 비평의 기준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즉, 작품이 지닌 의미는 설명해 주지만
그 가치를 설명하지 못한다. 말하자면 개성적이고 예술적 표현이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회화적 창안에 흠집을 내서 회화
그 자체로서 가치제고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화가는 먼저
1), 테마에 대한 철저한 연구,
2), 표현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절실히 요구된다.
밥을 먹지 않으면 시장끼를 면할 수 없다. 그림도 이와 같이 이 두 가지에 대하여 연구하지 않으면 옹졸함을 면치 못한다
105. 테마와 창작
그림에 대하여 테마중심의 해석이나 역사적 해석은 관객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미술사적 해석도 미적 인상에 좋지 않는 인상을 주어
바람직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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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그림은
1), 표현의 자율성을 획득하고,
2), 작가마다 특수성을 창출해야 하며,
3), 그림에 신적 세계의 반영이나 기구(祈求)가 있다 하더라도 주제가운데서가 아니라 화가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작가적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들라크로아의 <야곱과 천사> 를 볼 때
1), 힘있는 형태에 감동하고,
2), 은색의 조화로운 빛에 감탄하며,
3), 성서에 쓰여있는 기묘한 사건보다도 들라크로아의 위대성에 감탄한다. 이것이 다른 어떠한 것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부분 즉,
그림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다.
106. 라파엘 묘비의 시
“여기 라파엘이 잠들어 있도다.
그가 살아있을 때 자연은 정복당할까 두려워했고
이제 그가 죽었으니 죽을까 두려워 하였도다”
이것은 추기경 벰보가 지은 라파엘에 대한 추모의 시이다. 판테온에 있는 라파엘의 묘비에 새겨진 시이지만 화가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연은 라파엘이 살아있어도 두렵고 죽어있어도 두렵다. 앞에서 테마에 대하여 말한바 있었지만 역시 테마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재확인시키는 적중한 사례이다.
“경외심(敬畏心)”에 대하여 간단히 말하면 (우주만물을 창조한 조물주가 있다고 가정하고) 이 우주를 창조한 그 위대함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그 우주적 질서를 어기면 안된다는 “두려움”의 마음 그것이 “경외심”이다. 경외심과 화가... 두려우면서도
설레는 마음 ... 화가도 우주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
107.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테마연구
레오나르도는 불구자, 백치, 광대 등의 뒤를 따라다니며 그들의 생김새와 인상을 기억에 새기고자 노력했다 한다.
레오나르도는 “자연의 다양성에 주목하라. 화가는 반복을 피하면서 그의 구성에 막대한 다양함을 그려넣음으로서 형태들의 진기함과 풍부함에
의하여 관객의 눈을 매혹시키는데서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하였다.
자연사물에는 그야말로 무수한 테마가 녹아있다. 거기에다가 변화까지 포함하면 상상을 초월할만큼 많다. 한가지 현상에만 매달려 반복하는
작업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구나 자연 그 자체에 매달리는 것도 그렇다. 사물의 본질적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심미적 시각에 의하여
재배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테마의 다양성” 생각해 볼 일이다. 108.
뒤러의 고전주의
뒤러(Durer,1471~1528)는 잘 아는 독일화가이다. 그는 고전주의에 대하여 깊은 연구를 하였는데 기하학에 관한 책과
인체비례에 관한 책 두 권을 남겼다.
그는 “나는 형태와 미의 완전성이 모든 인간의 총합에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의심할 여지없이 척도에 가장 근접한 미술과 방법이
가장 고귀하고 명예로운 것으로 간주된다. 그리고 신학, 형이상학, 자연의 지혜에 대한 사랑과 같은 신성한 예술을 제외하고 회화만큼
다양한 척도가 필요한 예술도 없다. 회화는 기하학과 대수를 필요로 하며 다른 어떤 것보다도 원근법, 반사광학, 측지학, 지지도
등에 더 많이 의존한다”하였다.
“지지도(地誌圖)”는 지방을 개별로 기재하고 설명함을 고유의 목적으로 하는 지리학의 일부를 말한다. 그가 말한 원근법, 반사광학,
측지학, 지지도는 현대 구상계렬의 그림에서도 절실히 요구되는 심미적 구성원리이자 절대적 척도이다.
척도에 관한 연구 필요성의 절실함을 시사한다.
“절대란 있을 수 없다”하여 이 말의 사용에 대한 모순을 지적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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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개체는 그에 따른 절대성이 있다. 따라서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사용해도
된다.(참고로 부연함)
109. 르네상스 화가들의 테마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그림은 정말로 자연을 모방해야 한다. 단 이상적인 자연을 모방해야 한다. 또한 화가의 과업은 자연의
끝없는 다양성과 불안전성을 재생산하기보다는 자연의 많은 아름다움들을 선택(selection) 하여 재현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만이 그림의 적합한 주제이다. 이상과 자연적 현실사이의 절충이야말로 회화의 주제로서 가장 적절한 것이다”하였다.
이것은 고전주의 미술사상의 하나인 “이상주의(理想主義)”이다. 사실주의 미학사상으로서 아직도 그 위력을 보여주는 현장이론이다.
“재현”과 “모방” 무엇을 모방하고 재현해야 하는가? 형이하학적인 것의 모방이나 재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때, 이 시대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으며 또한 그러한 명화를 창작할 수 있다.
110. 고전주의적 테마
성 요한 다마쎄느의 <성상에 대하여>라는 책에 “성상(聖像)은 보다 위대한 지식과 비밀스러운 것의 표현과 보급을 위해
고안된 것이며, 구원에 대한 순수한 도움과 이익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비밀스러운 것을 보여주고 알게 만듬으로서 우리는 숨겨진
진실에 도달할 수 있으며, 선을 갈망하고 모방하는 반면에 악을 싫어하고 멀리하게 될 것이다”하였다.
이것은 고전주의 사상의 하나인 “도덕성”에 관한 것이다.
그림의 테마가 반드시 도덕적이어야 한다든가, 이상적이며 입법적이어야 한다든가를 강조하려는 것이 아니고, 테마선택은 미철학적 의식
(심미적 개념) 을 가지고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자 함이다. “내가 좋아서...”라는 생각으로서의 선택은 바람직하지 못함을
알게 한다. 나는 좋지만 다른 사람은 싫을 수도 있으니 화가에게 주어진 아주 소중한 그 “선택의 자유”를 옳바르게 누려야 할
것이다. |
111.
정적 미술과 동적 미술
평론가들이 1910 년대를 분기점으로하여 정적 미술의 낡은 세계가 무너졌다고 말한다.
정적 미술이란 정적인 균형으로 안정감이라는 가장 뿌리깊은 조건 위에 바탕을 두고 발전해 온 미술을 말한다. 피라밋이 가장 원시적인
이미지로서 정적 미술의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고속의 동체(動體)나 유체(流體)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은 동력(動力) 중심의 “동적(動的) 미술”로
그 양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하여 캔버스에 곡선 하나만 그리는 경우, 캔버스 틀을 아예 제거하여 가장자리가 너덜너덜한 채 그림을
그려 벽에 거는 것, 미술가의 정신이 엔지니어의 정신으로 바뀌어 녹쓴 금속제로 동력의 이미지를 부여하는 “사용할 수 없는 기계류”
같은 모양의 철제조각, 마치 비누방울이 공중에 떠있는 것처럼 화면 중앙에 건물하나만 그려놓고 그것에 억지로 부상의 이미지를 부여하는
그림... 이것이 과연 “동적 이미지를 강조한 미술”인가?
동적 이미지의 표현을 위한 이러한 작업은 “구리를 모르는 사람이 금을 어떻게 알겠는가” 움직이는 동적인 현상만 보고 머리로만 아는
사람이 하는 작업이다. 즉, 정말 가슴으로는 동적인 것은 어떤 것인가를 모르는 사람이 하는 작업이다.
동적인 것은 정적인 것을 그 바탕으로 할 때 비로소 동적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고속 열차가 정적인 철로가 없고, 배가 그 자체의
안정을 얻지 못하면 움직이는 동적 현상을 기대할 수 없다. 정적인 것이 있기 때문에 유연성과 자유로움을 구사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동적 현대성을 구사하려면 움직이는 힘들에 균형을 보안해 주는 정적인 것을 부여해야 한다. 말하자면 가동성과 가변성을 나타내려면
규칙적인 형상에 곡선들의 조합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적 에너지를 자유롭게 전달하는 힘은 정적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
따라서 동적 이론(dynamisme) 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정적 균형의 개념”과 “동적 균형의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을
때 현대적 가동성과 가변성을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이 또한 현대주의적 개념에 적중한 표현양식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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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전위미술의 자가당착(自家撞着)
칸딘스키의 추상주의 미술과 잭슨 폴록의 추상 표현주의 미술부터 1970 년대에 이르는 미술을 “전위미술”이라고 지칭하는 것에 대하여
모른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전위미술이 어떤 것을 표현주제로 한 미술양식인가? 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시대가 노동, 소유, 개발, 풍습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것에 대처하기 위해서 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거대한 변화 앞에서 미술의 모든 상황도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회화에 있어서 무절제하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대개념이
마침내 다음과 같은 현상까지 야기시켰다.
1), 종전의 복잡한 창작이론의 장막 때문에 현대적 감수성의 진정한 활동을 전개할 수가 없다.
2), 일체의 미학적 규범에서 벗어날 때 순수한 밀도의 기록으로서 그림을 창작할 수 있다.
3), 안정과 미적 조화를 추구하는 것은 시대에 부응하는 창작행위가 아니다.
4), 따라서 다소곳이 온갖 정성을 다하여 그리는 것이 아니라 미친듯 튀기고 뿌리서 색채의 혼잡으로 광란을 요구한다.
5), 이것이 최고의 밀도를 지닌 현대인들의 고함소리로서 그림이다.
6), 주먹으로 치듯이 칠하고, 칼로 찌르듯이 점을 찍으며, 흙손으로 흙을 바르듯이 두껍게 발라놓은 것, 이 모든 행위는 마치
징을 치듯이 캔버스를 쳐서 진동케 하기 위함이다.
7), 삶의 원초적 충동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최고의 순수밀도를 가진 그림을 그리기 위함이다.
8), 그리하여 이러한 자연발생적인 창작행위를 통하여 인류를 범우주적인 삶의 통일 속에 잠기게 할 수 있다.
이것이 전위미술이 추구하는 양식이라고 전위미술가 자신이나 평론가들이 말한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느끼는 화가들의
어떤 심리적 충동을 캔버스 위에 강력히 투사하는 것으로서 과연 인 |
간의 원초적 삶의 충동을 충족시킬 수 있겠는가? 원초적
삶의 충동은 광란이 아니다. 범우주적 삶의 통일이란 안정과 평화이다. 광란은 최고의 순수밀도있는 그림도 아니다. 광란은 자연발생적
행위가 아니다. 순수와 광란은 반대개념이다.
113. 형태와 공간 (1)
공간에 대하여 굳이 분리하여 말하면 “한정적 공간”과 “유동적 공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것은 유동인구와 고정인구의 개념과
비슷한 것으로 그림에서는 “정적 공간”과 “동적 공간” 또는 “공간의 한계”와 “공간의 무한”을 뜻한다.
평론가들이 일반적으로 딱딱한 기하학적 선들에 의한 형태구성은 정적(靜的) 이고 한계가 있으며, 기하학적 원칙에 유연성을 더하여
예를 들면, 그리스 미술의 “사행선(蛇行線)”에 의한 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변조를 동적(動的)이고 무한하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이론은 별 의미가 없다. 어떤 그림도 그림 안의 공간을 구획된 틀 안의 공간이라고 보면 역시 한정된 공간이고, 그림의
내용으로 보면 얼마든지 유동적일 수 있다. 즉 틀 중심으로 보느냐, 내용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화면에 설정된 공간이 정적 또는
동적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표현된 공간이 유한한가, 무한한가의 차이는 형태가
흐르는 시간과 세월에 따라 변모하여 끝없는 시간의 유동적 현상으로서 지속성을 띠게 표현되었는가, 아닌가에 있다.
실제 작업에 있어서, 선이 단순한 윤곽선으로서 공간부분을 한정짖는 데 사용하면 정적 공간으로서 유한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엉키고 풀리면서 뻗어나가고, 나선형처럼 이끌어가는 선의 사용이라면 그것은 동적인 공간으로서 무한성이 표현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적 유한성의 공간에서 동적 무한성의 공간으로 변화할려면 첫째, 형태구성이 구획짖는 작업에 머물면 안된다.
둘째, 사선형(蛇線形)으로서 한정된 형태가 무한의 공간 속으로 이끌려가는 변조를 가져올 수 있도록 형태 구성작업을 해야 한다.
셋째, 여백은 시간의 지속성을 흡수하도록 “무한공간의 느낌”을 강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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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형태와 공간 (2)
어떤 그림이든지 형태를 제외한 그림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형태는 영원불변의 부동적 상태로 뿌리내릴 수만은 없다.
창작적 시각에서 형태를 보면 “고정적 형태”와 “리듬적 형태”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형태는 사실상 하나이다.
분리된 상태로서 각각 다른 형태가 아니다.
리듬적 형태는 고정적인 형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으로서 형태성이다. 이는 곧 하루는 또 다른 하루로, 한 계절도 또 다른 계절로,
한 해는 또 다른 한 해로 흘러가지만 이러한 자연현상 속에는 절대불변의 원칙과 변화의 원칙이 있다. 이것을 “영원회귀의 법칙”과
“성장의 리듬”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형태로 말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그림은 삶의 스타일, 그리고 생존양식에 대한 인식방법과 이해방식을
반영한다. 따라서 형태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생존양식의 변화처럼 그 리듬을 타고 변해가야 한다. 반대로, 생활양식이 정형화된 조합형상들의
구조물에 미학적 목적의식과 조화의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정서가 (조건으로서) “성장리듬의 형태”를 창조케 한다.
“성장리듬의 형태”가 곧 그 시대상을 반영한 형태로서 공간 특유의 법칙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시간이 공간 질서 속에서 초래하는
일체의 현상에 “새로운 깊이를 제공해 주는 공간성을 부여하였을 때 성장리듬의 형태가 창작된다.”
물론, 이러한 공간확보로서 원근법이 있다. 말하자면 원근법은 성장리듬의 형태를 창작하기 위한 깊이있는 새로운 공간제공이다.
115. 형태와 공간 (3)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그림들을 보면 형태묘사만 하고 공간설정을 하지 않는 그림들이 있는데 이는 원시시대의 그림과 같다.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를 예로 하면 집중호우가 있는 후에 강물에 떠서 일렁이는 쓰레기들처럼 공통된 축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 여기 저기
무질서하게 그려놓은 들소들의 형태가 그러하다. 이는 곧 어린이들의 가로수 그림처럼 형태개념만 있고 공간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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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에 있어서 공간성은 1), 사물에 그 존재가치를
부여하고, 2), 생생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본질에 정형성(定形性)의 영역을 확보해 주며, 3), 복잡한 행위들을 수준높은 심미적
경지로 끌어올리고, 4), 시공간이 불가분의 원칙아래에 공존한다는 것을 인식시키며, 5), 인간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절대적인
동중정(動中靜)의 정서함양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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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있어서 공간이란 마치 단단한 땅을 딛고 하늘높이 치솟는 건물이 찾이하는
공간과 같다. 기반이 없고 공간이 없으면 어떤 사물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장미 몇 송이만 그려놓고 여백은 적당히 얼버무려 공간을 배제하는 그림들은 위에서 말한 공간개념과 시간개념을 모른 탓이다.
어떤 사람은 시공간의 엄격한 원칙인 논리와 구조에 순응하는 것은 시간의 필연적인 흐름에서 벗어나 마취된 듯 경직된 무감각의 상태에
빠지게 되어 살아있는 인간의 모습으로서 움직임이 없는 그림이 된다 하였다.
그럴 듯하지만 공간이 배제된 그림이란 희망에 찬 삶으로부터 이탈하여 언제 죽을지 모르는 여행길에 오른 것과 같다. 생명의 물살을
타고 도도히 흐르는 역사를 거역하는 것이다.
공간이 없으면 시간도 없다. 공간설정으로 형상들은 형태 속에 갇친 채 영원히 굳어진 상태로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면 공간없는 그림도
화폭 안에 갇친 채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공간개념이 없는 원시미술로의 회귀는 그림의 본질을 망각한 작화태도이다.
“공간성의 제공으로서 원근법”과 “성장리듬의 형태창조”가 곧 그 작가의 개성있는 작품이요, 시대에 상응한 작품이다. 공간과 시간은
이념이 없다. 이즘에 의한 창작은 미학적 시공간개념에 반(反)하는 행위이다.
- 다음호에 계속 -
김연순작 <왼손잡이 화가> 116.7 x 91cm
질감이라 말하면 손으로 만질수 있고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것에 존재하는 질적인것으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빛에도 '어떤
특성', '어떤 감정', '어떤영혼' 을 통해서 그 질감이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본 작품은 빛의 특성으로 물보다도 더 유체적인
'빛의 흐름' 을 표현중심으로 한 실험 작품이다. 흐르는 시간(순간이지만)과 공간의 원근에따라 점점 그 밝디가 낮아지게 함으로서
마치 돌출부분을 딛고 한 순간 '획' 지나가는것 처럼 빛의 이동을 묘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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