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둘 작가는 근거리 줌인의 상태를 단순히 부분화 혹은 부분의 물리적 확대로서가 아니라, 유기적 질서를 가진 공간으로 해석하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여백은 수묵화 일반에서 해석소로 의미부여를 하는 것과 유사한 궤를 지니고 있다. 비록 대상의 이미지는 왜소하거나 미약함 것임에도 불구하고 여백의 연출이 그 경험을 아주 강렬하게 승화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아주 유연한 분위기의 여백은 시적인 정취와 함께 사색과 관조의 경험을 증폭시켜 나가게 된다. 단조로워 보이는 화면은 바로 이 여백으로 말마암아 극적 플롯을 갖게 되며, 의미 있는 짜임새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빛의 처리와 명암대조법 chiaroscuro을 통해 극적 효과를 더하고, 또한 다빈치의 그림들에서 볼 수 있는 스푸마토에 의해 감미로움과 부드러움 등이 그림의 생명력을 더해주고 있다. 여기서의 낙엽은 또 다른 무엇이라는 은유적 수사가 누구에게나 경험의 분량만큼 읽힐 것이라 믿는다. 여기서 등장하는 사소하고 우연적인 것 같은 이미지들이 세계, 우주, 자연, 혹은 초월적 존재의 지시성을 충분히 내장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미세한 대상의 이이미지를 통해 세계의 전모와 본질을 사유하고 통찰하고 있다는 것이며, 또한 그 결과로서 독자들에게 유현한 사유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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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만상의 유전(流轉)생명의 순환성을 함께 사유하고 관조하는 그림, 넉넉함과 유유자적의 가치를 은밀하게 권하는 듯한 그림에서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환기시켜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언 / 미술평론가
- 전시도록 전재 -
Living 116.8 x 80.3cm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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