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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06월호 > 전시 > 전시초점 > 정승주-현실과 설화를 넘나드는 탐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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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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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洋畵家 鄭勝周 停年紀念展
2005. 5. 30 - 6. 7 남도예술회관
현실과 설화를 넘나드는 탐미주의
정금희 /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교수·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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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단의 중진이며 전남대학교 예술대학장을 역임한 정승주교수가 정년을 맞아 화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자들과 함께 정년퇴임 기념전을 가졌다 .
정승주교수는 우리나라 순수미술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로서 국전을 비롯한 각종 공모전에서 다채로운 수상경력을 갖고 있으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통해 예술뿐만 아니라 학문발전에도 크게 기여해 제3회 용봉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전남대 예술대학장을 수차례 역임한 바 있다.
정교수는 광주서중학교를 시작으로 목포교육대학, 광주교육대학,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로 그리고 예술대학 미술학과에 이르기까지 많은 후학들을 길러낸 우리나라 미술교육계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화면속에 인간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내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바로 우리들의 삶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며 단순화된 배경과 함께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것이 작가가 엮어내고 있는 삶과 예술의 자유로운 공간인 듯 하다.
따라서 이번 정년퇴임은 새로운 삶과 예술의 전환점이 되리라 여겨지며 앞으로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기대해 본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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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미술 창작의 역사 속에서도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림의 주제로 표현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인간의 몸인 인체에 대한 다양한 묘사라 할 것이다 . 특히 인체의 얼굴 부분은 개개인의 사고와 감정 등 모든 것을 여실히 담아낼 수 있어서 다양한 표정 연출이 가능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수많은 예술가들은 복잡다단한 인간의 삶에 대한 모습을 인체를 통한 작품으로 남기기를 원하였는지 모른다.
정승주 역시 그의 작품 변천 과정을 통해 볼 때 인체의 표정 연기가 작품의 주된 주제로 부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그는 가끔씩 풍경을 묘사하기도 하였지만, 인체를 주제로 그린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풍경들 즉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된 갯가의 정경이랄지 한국적인 설화 등은 다양한 인체의 모습과 조화를 이룬 배경으로서 그 존재성을 확인시킨다.
<가족> 130.3 x 130.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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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음한 여인(죄없는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저라)> 162 x 112cm
아름다운 인물 이미지
1970년대 그의 화풍은 아카데믹한 전통기법에 충실했다. 인물과 정물, 풍경 등을 소재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찾아가는 실험제작이 이 시기 창작의 주된 과정이었다. 앵포르멜 성향을 수용하여 뚜렷한 형상이 비쳐지지 않고 두텁게 바른 물감과 거친 터치가 특징으로, 이는 작품「友」에서 잘 드러난다. 반면 작가의 고향을 배경으로 한 「갯가」, 「이물」 등에서는 갯가를 배경으로 초라한 의상을 입은 한 여인이 단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담아냈다. 허술한 외모와는 달리 마치 자신의 일에 대한 떳떳함과 의미를 부여하는 듯 자신감 넘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어부」에서는 일하고 있는 늙은 어부의 모습을 사실적인 기법으로 현실감 있게 재현했다. 이 주제는 그의 예술 세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화면 구성은 누드의 혹은 화사한 의상을 입고 앉아 있는 여인의 모습을 다양한 포즈와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며 연출한 작품들에서 찾을 수 있다 . 이들 작품은 은은하면서도 화려함이 배여 있는 미묘한 색의 조화를 보여 준다. 이 무렵 실험 제작된 「봄의 여운」, 「오필리아」에서는 밝게 처리된 배경에 짙은 색의 기하학적 무늬로 장식 처리된 의상을 입은 인물이 눈에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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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향은 차후 여러 형상으로 변모하며 선보인다 .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오작교」는 전통적인 설화의 내용을 소재로 삼았다 . 천상의 세계를 상징하는 듯한 푸른색의 바탕에 노랑, 연두, 빨강 등의 화려한 색채로 표현된 견우와 직녀는 사랑하는 이들만이 가지는 가슴 설레이는 심상이 그대로 적용돼 있는 듯 하다. 사랑하는 이를 지나치게 탐닉한 나머지 일상을 등돌린 죄로 인해 견우와 직녀는 각각의 별에서 소를 몰고 베를 짜며 노동하는 삶을 충실히 이어 가야만 했다. 이윽고 그 죄의 뉘우침은 하늘을 감화시키고 미물인 까치와 까마귀에게까지 전달된다. 오작교를 건너 견우와 직녀는 다시 만나고, 반가워하고, 지난날들을 뉘우친다. 순수한 영혼으로 다시 태어난 직녀의 맨발은 온갖 꽃으로 장식된 오작교를 즈려 밟고 서 있다. 수평과 수직의 적절한 공간 배치와 화면 한 중앙에서 포옹하고 있는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만남은 작품의 분위기를 숭고하게 이끌어 준다. 이 설화에서 빠질 수 없는 역할을 맡은 새떼들은 오른쪽 화면 중앙 인물과 같은 선상에 배치돼 있다.이처럼 설화 내용을 이미지화한 이 작품을 보는 한국인들은 금방 견우와 직녀에 담긴 상징성을 이해하고 전달받을 것이다 .
<숲 길에서> 130.3 x 89.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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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아가 오랜 설화 속의 친근한 두 주인공이 사실적인 인체 표현과 추상적 이미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데 , 이는 과거와 현재라는 긴 시간이 한 화면에서 교차하는 새로운 인식의 공간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견우 직녀 설화는 이야기 자체만으로도 미학적 완성도가 높은 것이지만 작가가 화면에서 구현한「오작교」는 참으로 탐미의 극치를 향해 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화면구성
1980년 초반 작가는 어부들과 그 주변의 물건들을 사실적으로 섬세하게 묘사했는데 이들 작품에서는 완벽한 데생력을 발견할 수 있다. 이때 제작된 그림들은 주로 갯가에서 벌어진 일상적인 삶을 근거로 편안함이 내포된 것들이다.「남도편경」, 「갯가의 그늘」 등에서는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또 「어부가족도」, 「가족」에서는 한 어부 가족의 평온함과 단란함이 잘 느껴진다. 또한 「갯가」에서는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면서 일하는 젊은 부부의 화목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읽혀진다.작가는 이후 1980년 중반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전통적인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화면 구상을 시도해 왔다.
<정원> 116.7 x 91cm
<베가-I> 116.7 x 72.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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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162 x 112cm
「오작교」에서 처럼 전통적인 주제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하나의 화면에 배열함으로서 환상적이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완성되었다 . 「인당수」, 「베가」, 「직녀성」, 「견우와 직녀」, 「선녀와 나무꾼」, 「환생」 등이 모두 전래적인 설화의 내용을 장승이나 민화를 배경으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이들을 보는 순간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오랜 세월 동안 꿈꾸어온 평안하고 친근한 , 그리고 지고지순의 아름다움이 실현된 그곳으로 안내되고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쉽게 공감대를 주기 때문에 더욱 진한 감동을 자아내는 화면 속에 드러난 성숙한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 사랑이 배여 있는 다정다감한 모습의 남녀는 모두 숭고미로 귀결된다.
견우와 직녀를 소재로한 또 다른 작품 「베가」는 여러 화면으로 다양한 구사를 한 1980-90년대 시기의 작품 특징을 잘 보여준다. ‘베가’란 직녀성을 의미하는 다른 이름이다. 견우와 직녀가 건너간 오작교는 긴 이별과 그리움과 회한의 상징이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행복했던 지난날에 대한 가교이다.
「베가」에는 화면 중앙에 슬픔에 어려있는 한 여인이 배치되어 있다 . 여인은 순수한 영혼과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듯 하얀 의상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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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완벽한 사실적인 묘사로 표현되었고 , 배경으로는 기하학적인 형태와 오작교를 화려한 색채의 꽃무늬 장식으로 조화시켜 현대적인 감각을 잘 살려냈다. 두 연인을 이어준 까마귀와 까치를 직녀의 주변에 그려 넣어 직녀와 새들과의 깊은 사연을 연상시키고 있다. 작가는 화면 양쪽에 짙은 청색의 추상화시킨 형태로 견우와 직녀를 갈라놓은 공간성을 표현하였고, 또한 그들을 만나게 해준 오작교의 모습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 이별의 공간을 이어주고 있다. - 하략-
2005년 4월
- 전시도록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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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의 여운> 130 x 130cm |
요즘 부쩍 작업이 지루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
경험하기로는 이러한 지루함이 작품의 변화와 상승의 한 계기로 작용하였기에 은근한 기대와 설레임이 함께 하기도 한다 .
지난 세월을 돌아다보면 참으로 하도 많은 일을 헤쳐 나왔지 싶다 . 가히 격변의 사회를 살아오지 않았는가-
눈부시게 발전을 거듭해온 과학과 경제생활 그리고 문화의 소용돌이 .....
컴퓨터와 정보 통신 , 교통, 생활공간의 고급화, 영양음식과 고품격의 의상 등, 이러한 변화는 우리를 보다 더 편리하고 쾌적하고
풍요롭게 해준 것이 사실인데 , 그러나 행복과 불행은 곧 마음의 지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누리고 산다는 것을 복되다고만 할 수는 없지 않으랴.
들꽃이 피어 있는 산길을 무심으로 걷는다 . 풀밭에 누워 푸른 하늘을 보면 작은 평화, 이름 모를 새들이 지저귄다.
나는 그동안 서정성이 살아 있는 인간의 사랑과 환희를 목가적으로 그려왔다 .
보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고 여유를 갖게 해주고 싶어서 그러한 주제를 자주 택했을 뿐 ,
거기에 무슨 사조나 이념이 필요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
아직 나는 무한히 젊다 ! 앞으로의 삶에서는 지금이 가장 젊은 시기이므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붓을 거머쥐고 용솟음치는 청춘으로
새로운 창조의 모색을 위해 캔버스 앞에 선다 .
2005년 4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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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전남도전 수석상 연 2회(65, 66), 특선(67)
* 목우회 공모전 동아상 연2회(67, 68), 최고상(75)
* 국전 특선 3회(76, 80, 81)
* 전라남도 문화상(86)
* 전라남도 문화상 심사위원 (85, 86, 91, 98)
*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위원(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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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 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 (95)
* 광주광역시 오지호미술상 운영위원회 위원 (97~99)
* 광주광역시 시립미술관 운영자문위원(97~01)
* 광주시립미술관장 공개모집선발 시험위원회(02)
*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 오지호미술상 운영위원회 위원 (02~04)
쪾전남대학교 예술대학 학장 역임
* 개인전 11회 쪾단체전 70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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