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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12월호 > 작가 > 이달의 작가 > 이인우-메타포로 빚는 묵시적 언어의 공간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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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Docu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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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우
Lee, Inwoo
2003.11.25~11.30
성산아트홀 제5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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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11. 25 ~ 11. 30 성산아트홀 제5전시실
메타포로 빚는 묵시적 언어의 공간 찾기
김미윤 / 미술평론가
의미 있는 형식으로 미적 정서를 자극하고 감각적 융합을 통해 획일성을 지양토록 하는 일은, 균형 잡힌 다수로 하여금 심미와
감상의 영역에 도달하게 만든다. 예술행위라는 것도 그 위대한 창조 활동을 통해 인간과 자연의 본질을 내다보려는 노력이다. 직접적인
감상이나 감동의 원천으로서의 그림과, 작가가 간접적으로 나타낸 조형언어로서의 은유가 다양하게 나타날 때 우리는 비로소 새로운
인식공간을 발견한다.
아시다시피 추상미술은 이미지와 아름다움의 가치를 작가가 바라보는 입장에서 안으로 끌어당기는 일면이 강하기 때문에, 바깥에 드러난
작품의 표정만 보고 내용이나 의도를 다 파악하기 어려우며, 그러한 묵시적 언어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측면이 현대미술의 과제이자
관심이라 하겠다.
향토의 서양화가 이인우는 생멸(生滅)하는 모든 존재들의 궤적을 추적하면서, 특히 인간이나 자연을 향한 관조와 포용의 세계를 사실이
아닌 추상으로 토해내는 작가중 한사람이다.
<사유-흔적> 90.9 x 72.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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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흔적> 72.7 x 53cm
<사유-흔적> 72.7 x 60.6cm
<사유-흔적> 72.7 x 60.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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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의 씨줄, 동행의 날줄'로 빚어내는 그의 세계는 드러나기
보다 묻혀서 더 의미롭게 꽃핀 사유와 흔적 때문에, 메타포로 승화되는 요소들이 작품 구석구석에서 빛을 발한다. 그래서 부유(浮游)하고
진동하는 회화적 아취가 작품 곳곳에 배어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쉽사리 범접(犯接)치 못하게 할 때가 더러 있지만 그는 그것을 개의치
않는 듯 하다. 물질적 현상의 전개를 통한 정신성의 탐색은 어차피 감상자의 사색과정을 거쳐 찾아지는 귀한 몫임을 은연중 암시하려는
것이 아닐지.
그는 화면 위에 시메트리 공간의 분할과 형상에 의한 구조질서를 추구하는 경향보다, 어릴적 눈여겨 본 고향 남해바닷가의 풍광을 자연스럽게
이성적 논리적 형태로 전환시켜 자신의 스타일로 맘껏 펼쳐 보이는 바, 이인우의 미술이 이 같은 근간에서 형성되었다고 보는 견해는
그의 작품세계로 접근해 가는데 적지 않은 참고가 된다.
작품 <회상><목마른 계절><작품9504><섬 이야기>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은 사물로부터
받아들인 존재의 형상이 심미안을 거쳐 극도로 단순화한 형태거나 추상미술로 나타나는가 하면, 내면에 오랜 시간동안 머물러온 지난날의
기쁨과 슬픔, 성취와 좌절이라는 자신의 이야기가 상징성 알맹이로 구체화 된 것이라 여겨진다.
덧붙여 색상심리에 의한 바탕 만들기와 보편적 미학에서 벗어난 이미지 서술이 작품 전체에 맥락 되는 본질임을 간과해선 안될 줄 안다.
"작품은 고유한 자신의 생명을 얻어 개성적인 것(Personlichkeit)이 되고, 자립적 정신적으로 호흡하는 주체가
되며, 물질적으로 실제하는 생을 영유하는 하나의 존재(Wessen)가 된다"고 칸딘스키는 말한다.
그러면 무엇에서 이인우의 생명력은 분출하는 것일까. 우선 끊임없는 실험정신과 식지 않는 창작열기에서 해답을 찾아야 옳을 것 같다.지금까지
그는 서울, 마산, 창원 등에서 네 번의 전시회를 가졌다. 첫 번째는 청색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작품9504>에서와
같이 안개 속 바다정경과 절벽을 유심히 살펴 조형요소를 찾아냄으로써 유년의 기억을 의미롭게 풀어놓았고, 두 번째는 청색에 갈색을
적절히 섞어 표현한 <존재의 근원을 찾아서>를 통해 '섬이야기'를 엮어내는 한편 의도적인 질감을 살리며 형태의 변화를
시도했는가 하면, 세 번째는 황색과 회색을 활용하여 자연스레 생성된 선과 형태로 <토담별곡>과 같은 토속성 전통성 향토성이
짙은 서정을 모색하는 등 세월 속에서도 생명력이 오랜 것에 대한 천착을 보여주었다. 그런가하면 네 번째는 청황색 바탕에 선묘나 형상을
더욱 주관적으로 되살린 <흔적>을 담아내, 잊혀진 것의 혼재와 변형을 다른 대상의 사유로부터 도출해내는 시도와 함께 질박한
마티에르로 시간의 흐름과 멈춤을 절묘하게 만들어 놓는 나름대로의 방식을 착실히 전개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한층 강렬해지는 창작의 혼불은 고유한 방법의 체득에서 비롯된 색면구성을 더욱 든든하게 안겨 주는가 하면, 이번
다섯 번째 전시회는 특히 '사유와 흔적'이라는 목소리를 담아 지역화단에 자신 있게 펼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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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작품에서 흔히 비치는 칙칙 감기는 듯한 침울한 화면, 현대인의 심각한 고뇌의 의식과잉, 난삽한 형태와 붓질의 부조화 같은
무거운 그림자는 거의 보이질 않는다. 대신 풍부한 색채에서 오는 다양성과 내밀한 구성의 응집력이 그의 작품 전체를 꿰뚫고 핵심적인
조형 요소로 등장함으로써 모처럼의 의미로운 변신을 시도했다고나 할까.
우선 우리네 질감을 살린 자연 친화적 색채로 시각적인 안정을 꾀하고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조화롭게 이끌어 간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서 시간은 세월의 흔적으로, 공간은 점과 선과 면에 의한 구성으로 대칭 되며 결국은 이 모든 것이 완벽한 조형성으로 연결되도록
꾸며졌다. 게다가 여백을 살려 동양식 사유의 깊이를 더하고 그것에 숨겨진 형상의 흔적이 은은히 배어나게 하면서 지금껏 거의 무의식에
가깝게 화면을 채우던 아집과 편견을 과감히 지우려고 애썼으며, 나아가 순수 평면성과 드로잉의 자유로운 만남을 통해 화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무튼 일부러 꾸민 요소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조형상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피나는 노력의 대가로, 세월이 안겨준 흔적의
모티브를 되살려 형태와 색상을 차용한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킨 작가로서의 고뇌를 무엇보다 높이 사야 할 것이라 사료된다.
독자적 양식으로 창작세계를 구축하려는 그는, 지나간 흔적이 오늘에 투영되고 그것은 마침내 앞날의 예지가 되는 미적 의미의 흐름을
조형 구조의 범주 내에서 풀어내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길 원한다.
「나의 작업의 요체(要諦)는 자연과 시간과 공간이다. 지난날의 체험에서 비롯된 바위와 이끼가 주는 연륜, 생명 등의 의미와 그
형상들은 조형요소로서 화면을 채우고 있다. 매끄럽고 세련된 것보다는 투박하고 질펀한 질감, 오랜 시간을 견디어 마멸되고 퇴색한
바위와 이끼에서 시공간(視空間)을 넘는 친근함과 생명력을 느낀다」
그의 사유와 흔적을 명료하게 드러낸 작가관을 이로써 가장 근접되게 느끼게 되고 나아가 사색적이며 탐미적인 분위기가 그의 예술형
<사유-흔적> 72.7 x 5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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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흔적> 90.9 x 65.1cm
<사유-흔적>53 x 45.5cm
<사유-흔적>53 x 4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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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흔적> 90.9 x 72.7cm
성에 주요한 바탕이 되었음을 엿볼 수 있을 듯 싶다. 내용과
형식이 결여된 채 어설픈 방법론적 탐구와 자기미화의 탐닉으로 얼룩진 현대미술의 난해를 우려해, 적어도 그는 작품 속에서 타인과의
정신적 교감상태를 구현해 내려고 애쓴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자기영역의 전개, 자기만의 색깔을 찾으려는 집념과 투혼, 변용(變容)된
필선을 휘두르면서도 순수한 자유의 미학을 구가하는 자세 등은 영혼의 고백이 회화 속에 농축된 작가로서의 변신을 꾀하는 그가 필히
갖추어야 할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중에 그가 지닌 소박한 꿈은 우리를 감싸고 있는 따뜻한 햇살, 맑고 상쾌한 대기, 청아한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등의 특성을
음악요소와 결부시켜 자신만의 형상작업을 시도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그는 지금 누구보다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지 모르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림을 향한 신명과 열정은 능히 이를 극복하리라 믿는다. 새로움을 낳는 창작의 세계를 위해 경험을 충분히 쌓고, 사고(思考) 저편의
무량한 이데아를 향해 메타포로 빚는 묵시적 언어의 또 다른 공간 찾기를 모색하려는 그의 몸부림이 머잖아 튼실한 열매를 맺기를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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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 개인전 5회(창원, 마산, 서울)
* 남도미술의 이야기전(남도예술회관/광주)
* 경상남도미술대전 초대전(성산아트홀/창원)
* 창원-스페인 현대작가 교류전(성산아트홀/창원)
* 남부현대미술제(구미문화예술회관)
* 한국현대미술의 모색전( KOH갤러리/미국 뉴저지)
* 가야미술대전 초대전(창원갤러리)
* 한일미술교류전(성안백화점문화전시실/마산)
* 대한민국 미술대전(국립현대미술관)
* 일본초전 한국작가초대전(동경도 미술관/일본 동경)
현재
* 경남도전 운영위원, 성산미술대전 운영위원장
* 경남도전, 가야미술대전, 전남도전, 신미술대전 운영, 심사위원 역임
* 창원여자고등학교 재직, 창신대학 미술과 출강
* 한국미술협회 창원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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