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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같은 화풍의 작품 <이상과 현실>은 산가와 소나무, 농촌의 들녘과 울타리 위로 돌계단이 사선으로 병렬하여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는 표현양식은 초현실주의 화풍에서나 볼 수 있는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작품 <내 안에 상념>은 선홍색의
강렬한 빛깔의 배면에 고목이 가로질러 누워 있고 그 곁에 소승이 머리를 떨구고 기도하는 점중인물(點中人物)의 모습은 인간의 상실시대를
풍자와 해학으로 희화화(戱畵化)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작품 <3인행>은 세상의 혼탁과 시름을 잊기 위해 고승이 머리를
숙이고 세속과 절연된 산길을 걷고 있다. 인간의 허구와 갈등과 반목 등을 참회하는 심정으로 고행을 하는 인생행로를 비유적으로
풍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상실과 추락, 작가는 이 부정적인 세시풍속의 시각을 어필시킴으로써 인간에게 속죄와 참회의 지평을 열고자 하는 주제를 설정한 것이
아닌가 싶다.
수묵담채의 전통산수를 즐겨 그려 온 작가가 질료에서 다매체를 선호하는 등 오일컬러나 아크릴 등 양화 물감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분명 체질과 양식상의 변주나 변화를 예견할 수 있으며, 동서의 차별성을 극복한 회화라는 개념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중후한 맛의 색조와 화면의 톤과 구도, 외곽선만을 변형한 작가 특유의 기법 등 이러한 변화는 마치 중국 진홍수의 변형된 인물의
강한 표정의 감동을 받아들인 느낌이며, 오스트리아의 작가 크림트의 표현주의적인 양식에 매료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갖게
한다.
<내안의 상념> 45.5 x 38cm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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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의 시간> 72.7 x 60.6cm
 <침묵속의
염원> 50 x 6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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