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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탐구
박 종 회
Park, Jong Hye
"새로운 형상성이란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을 받은지 만 20주년,
꼭 이에 발맞추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새로운 형상성을 위해서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것은 곧 한국성 찾기다. 신라향가인
제망매가, 정읍사, 가시리, 헌화가 등의 추상적 이미지를 그림으로 형상화 해 보려고 노력했고, 십여 년 전부터는 윤동주, 이상화,
한용운, 김영랑, 이은상 등 민족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을 내 그림에 맞추어 보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런가 하면 몇 년 전에는
판화에 매력을 느끼면서 문인화정신을 판화기법으로 표출하는 등 '동양정신과 서양 표현 방법론의 만남전' 등 서간화 개인전까지 시도했다.
또한 목필(이쑤시개를 깨물어서 붓으로 만듬)을 사용해서 모필로서는 표현하기 힘든 목판화의 칼 맛 같은 것을 느껴보려고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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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人畵의 獨自的인
藝術樣式 뿌리내린 重鎭
김남수 / 미술평론가, 본지 발행인
문인화를 형사나 외연보다는 사의의 정신을 중히 여기는 예술이라고 이름하는 까닭은 그 맛이 청윤하고 탈속한 문기에서 고격의 향기를
쏟아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문인화를 두고 절제와 축약된 추상성이 강한 함축의 미학이라고 이름하는 이유는, 문인화에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나 덧살이 낄 수 없기 때문이다. 마치 말은 많을 수록 쓸모가 없고 말씨가 적을수록 꼭 필요한 말만 골라 쓰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 문인화정신이나 진수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인화의 사상적 배경은 현대미술의 교육과 신학문의 도입에 따라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이른바 시서화(詩書畵) 삼절(三絶)의
개념이 무너진 것이다. 대학에는 문인화 커리큘럼이 생기고 시서화(詩書畵) 가운데 어느 것 하나만 완성해도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고 서예가가 되는 불문율의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다만 인격완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불변의 진리다.
<平安> 53 x 41cm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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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현 박종회는 전통 문인화를 체계적으로 이수한 후 문인화의 새로운 형상성, 사의성 등 현대화 작업에 기수적 역할을 해 온 중진이다.
대학에서 후학들에게 문인화를 가르치면서 전통문인화를 시대에 맞도록 새 어법을 연구하고 있는 스승이요, 작가다. 문인화는 우리미술의
한 장르요, 예술양식이다. 옛날 사대부나 선비가 여기로 즐겼던 비미술인의 예술로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전문화되고 보편화 되어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문인화 속에 한국인의 자생적인 해학과 익살이 농축되어 있고, 우리민족의 신명나는 자의식이 숨쉬고 있기 때문에
문인화는 더욱 가장 우리적인 것으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지난 2001년 11월 예술의 전당에서 가졌던 그의 여덟 번째 개인전 유화(油畵)와 고지(古紙)를 재료로 한 '연고탐신(鍊古探新)'
주제전(主題展)은 문인화의 기존질서에 새로운 자유의 미학을 도입하려는 시추(試錐)로 보이며, 많은 저항과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문인화의 현대화를 위한 기치를 높이 든 몇몇 안 되는 중진의 한 사람인 작가의 변(辯)은 이렇다. "새로운 형상성이란
기치를 내걸고 시작한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을 받은지 만 20주년, 꼭 이에 발맞추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새로운 형상성을 위해서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것은 곧 한국성 찾기다. 신라향가인 제망매가, 정읍사, 가시리, 헌화가 등의 추상적 이미지를
그림으로 형상화 해 보려고 노력했고, 십여 년 전부터는 윤동주, 이상화, 한용운, 김영랑, 이은상 등 민족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들을
내 그림에 맞추어 보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런가 하면 몇 년 전에는 판화에 매력을 느끼면서 문인화정신을 판화기법으로 표출하는
등 '동양정신과 서양 표현 방법론의 만남전' 등 서간화 개인전까지 시도했다. 또한 목필(이쑤시개를 깨물어서 붓으로 만듬)을 사용해서
모필로서는 표현하기 힘든 목판화의 칼 맛 같은 것을 느껴보려고 시도했다"라고 술회하고 있다.
<山中問答> 85 x 71cm 순지에 유화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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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富貴> 57 x 36cm 고지에 유화 2001
<釣閒> 64 x 34cm 고지에 수묵담채 2001
동도서기(東道西器)란 동양의 정신주의와 서양의 기법주의의 이름이다. 작가는 먹과 유채의 접목을 통하여 작품을 완성함으로써
세계성을 획득하자는 것이 의도적인 배려였다. 모티브는 지천년(紙千年), 견오백(絹五百)이라 하지만 동양물감인 수간채색 등은 불과
몇 십 년이면 날라버린다. 유화의 색채의 번짐 효과도 결코 동양의 재료에 뒤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고가의 암채나 원석으로는 습작이나
연찬이 불가능하다. 그가 최근 문인화에 대한 회의를 갖기 시작한 것은 '쉽게 접근하고 쉽게 완성하는 속기에 찌든 획일성 때문이다.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문인화라면 고법에 충실한 것이 오히려 정법이라 이를 만큼 문인화에 대한 심한 갈등과 고민을 하고 있다'라고
작가는 솔직한 심금을 토로하고 있다.
문인화 장르의 획일성, 문인화 양식의 창작성의 부재, 희화적(戱畵的) 명분을 빌미로 한 미적 질서의 파괴 등 이 모든 것들이
작가를 이 시대의 저항주의자로 만드는 직접적인 도화산이 되고 있다. 그가 매재상(媒材上)의 비법을 탐구하기 시작한 것도 유재와
결합하여 일천년의 수명을 지키는 양화의 캔버스에서 힌트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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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問答> 90 x 72cm 순치에 유화 2001
<富貴> 86 x 75cm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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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인전에 발표한 작품들을 보면 한결같이 시의(詩意)와
화의(畵意)가 숨쉬고 있다. 문인화정신의 진수가 화폭 속에 농축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기법과 재료는 서구적인 것을 차용(借用)하고
있다. 동서의 접목과 공존, 이는 세계미술의 추세이며 이를 거부함으로서 자칫 국제적 고아나 사생아로 전락할 수 있다. 과연 세계질서
속에 편입하려는 의도적인 포석은 아닌가.
그의 8회 개인전의 평문에 쓴 필자들의 글을 한 토막씩만 인용해 본다.
최진용/문학평론가, 전 국립극장장 - '그림에는 문인화의 단순함을 벗어나 해학과 풍류의 멋이 세련된 표현 속에 살아 숨쉬고 내적인
생동감이 있어 더욱 친근감을 준다. 창현이 즐겨 그리는 오류선생전의 그림 속에 오류선생은 도연명이 아니라 이 땅의 선비이며 곧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또 그대 자신일 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것은 나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 라고 술회하고 있다.
지난 97년 6회 개인전의 평문에 필자(김남수)가 쓴 글 한 토막 - '옛부터 누군가가 우리민족을 한의 민족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민족이 위대한 것은 한을 한으로 풀지 않고 한을 신명나는 해학으로 풀었다는데 있다. 이른바 자족감이나 너그러운 관용의 미학이
우리미술의 실상이요 진수인 것이다.
창현의 작품에서 관용이나 포용력은 넓은 화면의 단순구성과 여백에서 나타나고 있다. |
예술은 한을 용서로 푸는 미학이요, 이것이야말로 문인화사상의
실체인 것이다'라고 술회한 적이 있다.
윤범모/미술평론가 - '이같이 출렁이는 도전의식은 나녀(裸女)에서 확인되고 있다. 대개의 문인화 속에는 여인상이 들어있지 않았다.
그러나 창현은 벌거벗은 여체를 화면에 거리낌 없이 차용했다. 먹으로 그린 여체의 굴곡선은 곧 인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세계로 또
하나의 고결한 내면풍경을 보여주는 듯하다. 서예로부터 출발하여 사군자를 거쳐 이제는 나녀(裸女)에게 까지 이른 창현의 꿈틀거리는
실험의식과 창조정신은 새삼 주목을 요하고 있다'라고 호평을 하고 있다.
신항섭/미술평론가 - '표현적인 부분과 비표현적인 부분, 즉 공간에 대한 그의 조형적인 해석은 새로운 시간을 보여준다. 문인화적인
여백개념에 합당하면서도 현대적인 조형감각이 담기고 있는 것이다. 특히 흑백의 단색 도판 위에 채색을 가필한 작품은 판화가 표현할
수 없는 또 다른 열린 이미지를 불러들인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부분이다. 그의 이번 판화그림은 문인화적인 정신성에 기조하면서도 선명하고
간결한 조형감각의 현대적인 이미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시각적인 화려함 대신 대상의 진실에 직입(直入)하고 있는 힘차고 명쾌한 그
화필은 이제 스스로 득음(得音)의 쾌감을 맛보고 있다는 느낌이다'라고 격찬을 하고 있다.
그가 이번 개인전에 선보인 130여점의 작품 가운데 84점은 전시장에 걸렸고 한지와 먹과 유화물감 등 1년 전부터 작품제작에 심혈을
쏟은 역작들이다. 여러 번 부한 한지나 순지를 캔버스로 사용함으로써 수용성과 지용성의 매재를 혼용하는데 개가를 올리고 있으며, 그
비방은 작가의 노하우로 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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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현 박종회는 1944년 출생했다. 동국대학교 법학과를 수학한 후 81년 동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국내외 많은
초대전과 그룹전을 갖고 있으며, 현재 한국현대서예문인화협회 이사장, 한국문인화협회 부이사장, 고려대학교 미술교육과 출강,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知足> 86 x 74cm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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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經 句> 67 x 34cm 고지에 유화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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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를 통한 문인화의 현대화
신항섭 /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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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현 박종회는 문인화도 과거로부터 뛰쳐나와 시대감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현대적인
문인화'는 보다 그림다워지려는 적극적인 사고를 수용하는 그림을 뜻한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수묵화가 가지고 있는 표현 양식을
그대로 좇아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다.
문인화의 독자성이 정신적인 가치 추구에 있는 것이고 보면 여기에다 조형적인 측면을 강조했을 때 생기는 결과를 주시하겠다는 태도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각은 이번 전시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림의 내용을 이끌어 가거나 그림을 뒷받침하는 화제로서의 시문(詩文)을
빼면 그대로 수묵담채화라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아니, 시문 그 자체를 하나의 새로운 조형적인 요소로 받아들인다면 전혀 새로운
표현양식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작품에서는 이미 전래의 문인화의 형식은 단절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정신적인 가치로서의 문인화자인 성격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갈필로 물상을 형용하는 과정에서는 서예에서 익힌 꼿꼿한 힘이 화면을 장악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응하듯 채색으로 처리되는 추상적인 이미지와 일부의 시문이 긴장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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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田園> 92 x 73cm 순지에 유화 2001 |
<歸田園> 89 x 57cm 순지에 유화 2001
<오류선생전> 121 x 70cm 화선지에 수묵담채 2001
더구나 대작 <오류선생전>과 같은 작품에서는 버드나무
가지와 잎을 곧바로 채색으로 처리함으로써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수묵 위에 담채라는 기존의 형식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것이다. 아울러 시문을 한글로 풀어 원문과 함께 배치함으로써 감상자를 그림 앞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발휘한다.
화제가 '구색맞춤'으로 끝나서는 감상자와의 진정한 소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착상이 신선하다. 무엇보다도 먹에 대비되는 채색의 절묘한
선별안의 문인화적인 회화로서의 격조를 고양시켜 줌으로써 새로운 관점의 문인화적인 회화를 구성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문인화와 수묵담채화의 조형개념이 만나는 그 중간항에서 스스로의 위상을 확립하려는 그의 의지는 신선한 충격이 될 만하다. 벽에
부딪힌 오늘의 수묵담채화, 나아가서 한국화에 하나의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월간미술, 1997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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寒山詩> 93 x73cm 순지에 유화 2001 |
종이*붓
박종회
붓, 먹, 종이, 벼루 등 이른바 문방사우(文房四友)는 선비정신의 상징이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쪾일본 등 동양문화,
혹은 한자(漢字)문화권의 바탕을 형성케 한 매개체 역할도 해 왔다.
<한용운 詩> 70 x 70cm 화선지에 유화. 담채 2001
<寒山詩> 94 x 62cm 순지에 유화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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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紙), 먹(墨), 벼루(硯)는 서가(書家)의 필수적인 용품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양의 정신문화를 오늘로 이끌어 온 주역이었다.
특히 고려 이후 과거 시험이 선비들의 출세의 등용문이었음을 감안하면 문방사우는 선비의 뜻을 밝혀주는 필수 용구로 곧 양명(揚名)의
도구였던 셈이다.
일반적으로 종이의 기원은 약 4천년 전 이집트의 나일강변에 무성하게 자랐던 파피루스(papyrus)라는 수초를 가늘게 쪼개 물에
불려 가지런히 펴고 돌로 눌러 말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쓰고 있는 종이는 서기 105년 중국의 후한(後漢) 때
채륜(蔡倫)이 삼(大麻) 등 식물섬유를 원료로 민들었다고 전하고 있다. 채륜의 종이 발명 연대는 우리나라의 경우 고구려의 태조
때에 해당한다.
종이는 중국보다 우리나라가 먼저 만들어졌다는 주장이 있으나, 상황적인 증거만 있지 결정적인 자료는 없는 형편이다. 상황적 증거는
기원전 37년 출범한 고구려가 건국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사서(史書)를 만들었다는 기록이다. 또한 낙랑의 고분에서도 닥종이가 나와
우리나라 종이의 역사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인쇄물도 신라 때의 다라니경문(서기 751년 이전 추정)으로 일본의 백만 다라니경(서기 770년)이나 중국
돈황굴에서 발견된 금강경(서기 868년)보다 앞서고 있다.
어떻든 한국의 종이는 역사에서뿐만 아니라 그 질(質)도 우수했던 것 같다. 고려도경(高儷圖經), 고반여사(考槃余事) 등 중국축의
기록을 보면 조선지(朝鮮紙), 고려지(高儷紙)의 우수성을 칭찬하는 기록이 많으며, 조공품으로 우리나라의 종이를 강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품목의 종이를 만들었다. 고려 이후 종이의 주산지는 전주 등 전라도와 경상도 지방이었다. 이 지방에서
생산된 종이의 종류를 보면 표전지(表전紙), 자문지(咨文紙), 부본단자지(副本單子紙), 주본지(奏本紙), 피봉지(皮封紙), 서계지(書契紙),
축문지(祝文紙), 상표지(常表紙), 갑의지(甲衣紙), 안지(眼紙), 세화지(歲畵紙), 백주지(白奏紙), 화약지(火藥紙), 장지(狀紙),
상주지(常奏紙), 유둔지(油芚紙) 등 다양하다.
釣閒> 85 x 76cm 순지에 유화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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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閑適> 70 x 51cm 화선지에 수묵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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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去來> 56 x 47cm 순지에 수묵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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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이처럼 종이가 쓰이는 용도와 제조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 이름을 썼지만 현재는 대체로 조선지와 양지(洋紙)로 구별한다. 수초식(手抄式)으로 뜬 재래식 종이를 조선지, 기계로 뜬 것을
양지라고 한다. 양지의 원료로는 수입 펄프가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조선지는 닥(楮)나무를 쓰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종이를 만들던 기관인 조지서(造紙署)가 있었으며, 인서제색지(印書諸色紙)를 생산했다. 화선지(畵宣紙)는 대체로 서화용
종이(宣紙)를 말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송기헌(宋基憲)씨가 광복 후 발명특허(2백50호)를 얻어 생산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붓 역시 선비들의 필수 용구였다. 고사(故事)에 따르면 진(秦)나라 사람 몽념(蒙恬)이 맨 처음 양털과 토끼털로 붓을 만들었다고
한다.
명나라 때의 고반여사(考槃余事)에 보면 '조선에 낭미필(狼尾筆)이 좋다'는 기록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붓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신라시대로 보인다. 이 시대 흙으로 빚은 벼루와 도자기로 만든 벼루가 출토되어 붓의 역사도 이미 그때부터 있어 온 것으로
추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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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知足> 93 x 73cm 순지에 유화 2001
붓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털이다. 여러 가지 문헌을 종합해 보면 븟털의 종류는 10여 가지가 넘는다. 족제비, 양, 수달피,
사슴, 노루, 다람쥐, 돼지, 토끼, 쥐, 여우, 너구리, 고양이털을 비롯해 인모(人毛)까지도 썼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가장 많이 사용해온 붓털은 족제비털인 황모(黃毛)와 다람쥐털인 청모(靑毛), 노루 겨드랑이 털인 장액(獐腋), 재래종 염소털인
양모(羊毛)다.
여기서 특기할 만한 것은 돈모필(豚毛筆)과 서수필(鼠鬚筆)이다. 우리나라 금석학(金石學)과 서예의 대가인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가
돼지털로 맨 돈모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수필은 쥐수염털(쥐 한 마리에서 붓털로 사용할 수 있는 털은 대개 8올
정도, 그러므로 쥐 200마리 정도라야 붓 한 자루를 맬 수 있다)로 맨 붓으로 중국의 왕희지(王羲之)가 가끔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붓털의 종류 못지 않게 붓의 종류 역시 다양하다. 잔글씨를 쓸 때 사용하는 가느다란 초필(抄筆), 편지 쓰기에 알맞도록 맨 간필(簡筆),
대필(大筆)을 비롯해 붓대에 문양을 새긴 화문필(畵紋筆), 서수필처럼 다른 털로 속을 박은 유심필(有心筆), 무심필(無心筆),
반죽필(斑竹筆), 대필보다 훨씬 더 큰 액자필(額字筆)이 있다.
우리나라 붓의 명산지로는 경남 밀양과 전남 광주가 꼽힌다. 밀양에서는 황모와 장액을 가지고 작은 붓을 많이 만들었고, 광주지방에서는
양털을 가지고 주로 서화용(書畵用) 붓을 제작 공급해 왔다.
- 조선일보, <紙上博物館>대학에서, 1983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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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 詩> 93 x 74cm 순지에 유화 2001
<菊花> 51 x 46cm 고지에 수묵 2001
<한용운 詩> 58 x 46cm 고지에 수묵담채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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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 동국대학교 법학과 수학
* 동아미술제 대상 수상
* 개인전 8회
* 동아미술제 초대출품(현대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현대미술관)
* 청년작가전(예술의 전당 주최) 심사
* 대한민국서예대전 심사
* 전국무등미술대전 심사
* 동아미술제 문인화부 심사
*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삽화 연재
* 전국무등미술대전 운영위원
*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운영위원
* 동아미술제 심사위원
*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문인화 특별전 운영위원
* 제1회 대한민국문인화전람회 운영위원
* 제1회 정수미술전람회 심사위원
*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제1회 공모전 심사위원
* 제2회 한국문인화전람회 심사위원
현재
* 한국현대서예문인화협회 이사장
* 한국문인화협회 부이사장
* 고려대학교 미술교육과 출강
*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출강
좌 <情景> 33 x 135cm
화선지에 수묵담채 1999
우 <相見不來> 19 x 153cm
화선지에 먹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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